【서울=뉴시스】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당선자로 결정되면서 정·재계 안팎에서는 현 정부와의 힘겨루기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배 위주의 참여정부와 규제 완화와 감세를 주장하는 이 당선자 사이의 충돌은 선거운동 초기 지지율이 급격히 벌어지면서 예견된 수순이기도 했다. 이번 힘겨루기는 참여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경제정책이 수술대에 오르는 것으로 결론 날 것으로 보이지만, 떠나는 이와 오는 이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당선자의 공식 일정은 내년 2월25일 취임과 함께 시작된다. 동시에 새로운 정책적 진용의 윤곽도 나오게 된다. 하지만 당장 참여정부의 세례를 받은 현 경제부처들은 당선자는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도 업무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동안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모든 것들에 물음표가 붙게 되고, 이중 몇몇은 재고되거나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마찰도 예상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이 당선자의 최대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불가능에서 가능한 쪽으로 다시 셈 해봐야 할 테고, 행정도시나 혁신도시도 대운하 건설에 따라 재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종합부동산세 인하를 주창해온 당선자와 달리 최근까지 종합부동산세를 적극 지지했던 재정경제부의 경우 당선자와의 충돌도 예상된다. 한편, 분배 위주의 현 정부 경제 정책을 매번 비판해 온 이 당선자는 ‘대운하’로 표상되는 거대 경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자의 이른바 ‘747구상(매년 7% 성장, 10년 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세계 7대 강국 도약)’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당선자는 대운하 건설의 대의명분으로 ‘물류 적체 해소와 물류비 절감’을 들고 있다. 한미 FTA 체결 이후 7%대 경제성장이 이어질 경우 물동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대운하가 아니면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국책사업 이상의 거대 사업을 벌여 경제도 일으키고,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도로와 철도를 대신할 운송수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당선자의 공약에 따르면, 대운하를 이용할 경우 서울-부산 간 컨테이너 운임은 15만 원선에 불과하다. 도로가 42만원인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획기적이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에 따르는 환경파괴나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을 감안하면 그리 싼 것은 아니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대운하 건설을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사회적 합의로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더해져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대운하 건설비용은 철도 건설비용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 건설비가 ㎞당 432억 원이고, 고속도로가 ㎞당 380억 원인 반면 운하는 ㎞당 260억 원이라는 것. 이 260억 원 중 운하 건설로 생기는 골재를 자체 조달하는 금액을 빼면 철도 건설의 1/4수준이기 때문에 내년 한 해 동안 환경영향성평가를 끝내고 곧바로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운하를 이용해 이 당선자는 지역균형개발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대구와 광주 등에 화물과 여객을 수송하는 항구를 개발하면 운하를 따라 산업벨트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인력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대처로 나가지 않아도 고향에서 일자리를 구해 정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즉, 항구가 생기면 산업벨트가 형성돼 인구가 증가하고 소비가 늘면서 지역경기가 생기를 되찾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논리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