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4조원 넘은 ‘가계부채’…위험 가구 127만 넘어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감하는 금융권은 역대급 기록들을 남겼다. 하나는 사상 최대 실적이고 다른 하나는 사상 최대 가계부채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안과 국내 경기 둔화에 따른 금융 부실 가능성, 채용비리 등에 따른 잇단 검경수사 등 국내외 악재 속에서도 올해 국내 금융업계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갔다.
리딩 금융그룹인 KB금융은 올 1~3분기 당기순이익 2조868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순이익도 3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신한금융도 3분기까지 2조6434억원을 거둬 지난 2011년(3조1000억원) 이후 7년만에 순익 3조 클럽 재진입이 기대된다.
내년 1월 지주사로 전환하는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0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38%나 급증했다. 이는 사상 최대실적이다. 하나금융도 지난 2005년 12월 지주사 설립 이래 가장 많은 1조892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농협금융 역시 이 기간 누적 순이익이 1조771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우량 기업 중심의 자산 성장과 핵심 저비용성 예금의 유치 등에 힘입어 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호실적의 그늘로는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리스크가 꼽힌다. 이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성장의 급제동을 걸 요인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가계신용은 1514조4000억원이다.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7%로 같은 기간 가구원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 증가율(4.6%)보다 높다.
지난 11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사실상 통화 완화정책이 종료된 상황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이른바 가계부채 위험가구를 우리 경제의 불안 요소다. 한은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감안한 가계부채 위험가구를 지난해 3월 기준 127만1000가구로 추산했다. 이는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의 11.6%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206조원으로 전체 21.2%다. 특히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부채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1억1880만원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내 시중금리가 상향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채무 미상환 리스크 증가 등 불안 요인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올해 즉시연금 미지급금과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문제로 금융당국과 충돌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카드업계의 경우 지난달 단행된 정부의 1조4000억원 규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른 고용한파가 업계 전반을 덮칠 전망이다.
투기 광풍을 불러온 가상화폐는 연초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26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를 거듭해 최근 400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는 등 1년간 무려 80%이상 폭락하는 진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