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생들이 취직난에 이어 수습교육까지 이중고에 시달려
내년 상반기 1기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들이 1500명 가량 배출될 예정인 가운데 지역 대학 로스쿨생들의 취업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전남대 로스쿨 등 지역 대학 로스쿨에 따르면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전국 25개 로스쿨 졸업생 2000명 중 75%인 1500여 명이 변호사 시험을 거쳐 상반기에 법률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1500여 명 중 판사나 검사에 임용되거나 대형로펌 등에 취직할 수 있는 인력은 500여 명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취직을 하지 못한 1000여 명의 경우 변호사 개업 전에 의무적으로 6개월 동안 로펌 등에서 수습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법무부는 변호사의 경우 개인 사업자 성격인 만큼 수습교육을 변호사협회가 일괄적으로 맡아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는 사법고시 합격자들 중 판·검사에 임용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정부가 사무관급 급여를 지급한데 대한 그동안의 지적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협회는 정부가 로스쿨 제도를 도입해 놓고도 잠재적 경쟁자인 로스쿨 졸업생들에 대한 교육을 변호사협회에 떠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단, 변호사협회는 법무부가 운영 주체를 맡고 예산을 지원할 경우 교육을 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처럼 법무부와 변호사협회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자칫 내년 상반기까지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로스쿨 졸업생들이 취직난에 이어 수습교육까지 이중고에 시달려야할 처지에 놓였다.
최악의 경우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6개월 수습교육을 받지 못해 개업을 하지 못하거나 해외로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남대 로스쿨 신창선 원장은 "취직도 어려운 상황에서 6개월 의무 수습교육이 로스쿨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의무 수습교육을 없애거나 방법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점심 간담회를 갖고 6개월 의무 수습교육 문제와 2기 졸업생 합격률, 취업 문제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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