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사과했나? 양측 ‘진실 공방’
[매일일보=권희진 기자] 강용석 의원이 지난 달 18일 개그맨 최효종을 ‘국회의원 집단모욕죄’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 최효종 측이 고소당한 직후 강 의원 측에 전화를 걸어 “사과할 테니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말했다고 지난 24일 모 일간지가 강용석 의원 인터뷰를 통해 보도했다. 하지만 최씨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강 의원 “최씨 측에서 사과할테니 소 취하해 달라고 했다”
최효종 측 “인터뷰 내용 사실과 다르다…드릴 말씀 없다”
한국일보는 24일 ‘나 같은 '잡놈' 때문에 안철수는 정치 못한다’ 제하의 강용석 의원 인터뷰 기사를 통해, “최효종 측에서 고소당한 직후 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할 테니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 의원은 “사과할 필요 없다. 그럼 진짜 코미디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최씨를 고소한 이유에 대해 “민사소송으로 아나운서협회에서 내게 손해배상 12억 원을 청구한 판결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며 “근본적으로 여론을 바꾸지 않으면 꼼짝없이 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효종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 의원 측은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고소 직후인 지난 달 20일 최효종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보도된 바와 같이 최씨 측근으로부터 먼저 사과할 테니 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언급된 최씨의 측근이 누구인지 밝혀달라는 질문에는 “측근이라 한다면 가까운 매니저나 담당 PD를 거론할 수 있겠지만 이들은 확실히 아니다”면서 “자세히 밝히긴 곤란하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 측은 또 “우리 측에서도 최씨 측에 두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면서 “지난달 24일과 25일쯤 강 의원이 직접 최효종씨에게 ‘곧 소송을 취하하겠다. 이해해 달라’는 내용의 뜻을 전달하려 전화했지만 통화를 할 수 없었다”며 “고소 취하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최효종 씨와 통화를 해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반면, ‘(최씨 측이) 먼저 사과하려 했다’는 강 의원 발언에 대해 최씨 측은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그런 일 없다.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강 의원의 인터뷰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지난 달 18일 강 의원에게 고소당한 직후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또 누리꾼들은 최씨를 응원하기 위해 인터넷 상에서 ‘최효종을 지켜줍시다’라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으며, 동료 개그맨들과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쫄지마’ ‘힘내라’ 등의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최씨는 최근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해 “코미디는 어려운 시기에 웃음을 주기 위한 것인데 그 중심에 풍자 개그가 있다”면서 “후회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당시)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강 의원이 밝힌 것처럼 최씨 측이 먼저 사과하려는 태도를 취했다면, “국민이 고소하지 않는 한 시사개그를 계속하겠다”던 최효종씨의 의연했던 태도에 흠집이 나게 된다.
또 강 의원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인터뷰에서 밝혔다면, 또 한번 최씨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가 돼 이들 간의 진실 공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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