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향후 금리인상 등에 대비하자는 것이지만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8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삼성, 현대, 신한, KB국민, 롯데, 하나SK카드 등 6개 전업카드사의 회사채 발행규모를 보면 지난해 3월말 33조8000억원, 6월말 35조원, 9월말 36조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9월말 기준 36조원의 회사채 발행은 전년도 같은 기간 23조3000억원에 비해 56.5%가 증가한 것으로 1년 사이에 13조원 가까이 늘린 셈이다.
회사채는 카드사의 전체 조달자금에서 약72%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이다.
전업카드사의 회사채 발행 증가는 하나SK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가 주도했다.
하나SK카드의 지난해 9월말 기준 회사채발행액은 3조2750억원으로 전년도 동기(1조3620억원)에 비해 무려 146.1%가 늘었다.
이와 관련, 하나SK카드 관계자는 "매출 증가 등 영업규모가 늘어나고 자산이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라며 "신설사이다 보니 유동자금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도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3조710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조7303억원에 비해 37%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도 6조0938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전년 9월 4조7590억원에서 27.6%가 늘었다.
지난해 전업카드사들의 회사채 발행 급증은 부정적인 경기전망에 따른 선제적 대응 성격이 짙다. 올해 경기위축이 예상되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끌어모아 놓아야 했다는 의미다.
카드사 관계자는 "힘들어진다고 하니까 자금을 늘린 것"이라며 "장기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저금리 상태로 자금조달 환경이 괜찮았다"면서 "올해에는 금리인상요소도 있다 보니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회사채 물량 증가가 상환시기가 도래하는 2~3년 후에 자산건전성을 훼손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회사채 발행은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여신전문금융법 개정 등 카드 영업 확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카드사들이 내실을 기하는 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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