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으로 부부관계 어려워지자 딸들 상대로 몹쓸 짓
첫째 ∙ 둘째 딸 사춘기 되자 초등생 막내딸로 목표물 바꿔
[매일일보닷컴] 9년간 자신의 친딸 3명을 강간해 온 ‘아버지’라는 이름의 파렴치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친딸을 ‘성적 노리개’로 삼은 것만으로도 사회적 지탄을 받기에 충분한데 한 명도 아닌 세 명의 딸들을 번갈아가며 성욕해소에 이용해 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지병 때문에 부부관계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자 쌓이는 성욕을 풀기 위해 아이들 몸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진술한 인면수심의 아버지 김모(48)씨. 특히 김씨의 부인은 5년 전부터 남편의 범행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친딸들을 9년간 성폭행해온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로 김모씨를 구속했다.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파렴치한 행각은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됐다. 99년 7월 중순 오전 5시 30분경 방안에서 자고 있던 첫째 딸(24 ∙ 당시 15세)과 둘째 딸(20 ∙ 당시 11세)의 몸을 더듬은 것이 범행의 시작이었다. 이후 김씨는 두 딸들에게 “피곤하니 다리 좀 주물러라”며 접근해 옷을 벗긴 후 신체 중요부위를 만지는 등 상식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행각들을 2003년까지 이어왔다.
물론 김씨의 범행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첫째, 둘째 딸이 성장해 더 이상의 범행이 어렵겠다고 판단한 김씨는 2002부터는 표적을 막내딸(12 ∙ 당시 9세)로 바꿔 성욕을 충족시켜왔다.
이 같은 김씨의 모든 범행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소재 자신의 집에서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가장 편안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일컬어지는 ‘보금자리’에서 아이들은 수년간 고통을 받아온 것이다.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오래전부터 당뇨병을 앓아와 부부관계를 맺으려고 해도 발기가 잘 되지 않아 아내와의 사이가 점차 멀어졌다”면서 “성욕은 끓어오르는 데 풀 데는 없고, 자고 있는 딸을 보자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하지만 김씨가 처음부터 자신의 범행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던 것은 아니었다.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으나 가족들의 신고내용을 토대로 계속해서 추궁한 결과 경찰은 김씨의 자백을 받을 수 있었다.
김씨는 “남들 앞에서 ‘아버지’라는 사람이 딸들의 몸을 만지며 쾌감을 느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게 부끄러웠다”면서 “나도 내 죄가 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 딸들 더듬고 성적쾌감 느껴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암으로 첫 번째 부인을 잃은 후 지난 1992년 현재 부인인 조모(44)씨와 결혼을 했다. 첫째와 둘째 딸은 전 부인 사이에서 얻은 자식이고, 막내딸은 현재부인에게서 얻은 딸이다. 둘째와 셋째 딸 사이에 8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차가 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김씨는 재혼 후 당뇨병을 앓기 시작했고, 병 때문에 성관계를 맺으려고 해도 기운이 없어 원만한 부부생활이 불가능했다는 게 김씨의 진술이다. 또 부인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그 뒤로 부인과의 잠자리를 꺼려왔고, 둘 사이의 관계도 자연스레 소원해 졌다고 밝혔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실제 당뇨로 인해 위 ∙ 아래 앞니가 모두 빠진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병에는 걸렸다고 해서 성욕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당시 30대 후반의 ‘나름대로’ 혈기왕성한 나이였던 김씨는 끓어오르는 성에 대한 욕구를 주체하지 못했다. 순탄치 못한(?) 부인과의 잠자리였지만 그나마도 힘들어지자 잘못된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풀기 시작한 것이다.“남편은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그러나 김씨의 모든 범행은 그동안 ‘발각’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철저히 ‘은폐’돼 온 것이었다.사실 김씨의 아내 조모씨는 지난 2003년경 김씨가 막내딸의 몸을 더듬고 있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조씨는 남편이 막내딸 외에 위로 두 명의 딸들에게도 이 같은 만행을 반복해 왔다는 사실에 또 한번 경악했지만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에 모든 것을 묻어두기로 했다. 김씨에게 ‘또 다시 딸들을 범할 경우 이혼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것이 전부였다. 김씨의 세 자녀들은 아버지라는 사람에 의해 치욕스러운 일을 당해 왔고, 또 그것이 잘못된 행위인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피해자들은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그랬다’는 이유만으로 엄마에게 얘기하거나 경찰에 신고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가족들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 경찰에 ‘남편’을, 또 ‘아버지’를 성추행범으로 신고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아내 조씨가 경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병 때문에 틀어진 부부사이, 거기다가 자식들을 성적도구로 이용해 왔던 점 등이 얽히고 설켜 그동안 이들 가족은 겉으로만 가족이었지 서로 간에 신뢰가 없는 ‘남’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씨가 그나마 남편, 아빠 노릇이라고 해 온 것의 전부였던 생활비마저 잘 벌어오지 못하자 이들 부부관계는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았고, 부부싸움은 더욱 잦아졌다. 그간 쌓여져 온 김씨에 대한 앙금과 불신 등 이 모든 게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족들이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는 게 경찰관계자의 설명이다.이와 관련 아내 조씨는 경찰에서 “가정을 지키려는 생각에 일찍 신고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면서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제일 미안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또 “남편은 철저한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밖에서는 순박한 사람인 양 행동했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아닌 ‘늑대’였다”면서 “모든 게 내 탓”이라며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했다.
“아빠, 집에 들어 오지마”
그러나 무엇보다 이 사건은 한 가정이 파국을 맞았다는 것보다 범행 당시 미성년이었던 세 딸이 받았을 충격에서 그 심각성이 드러난다. 가장 믿었던 아빠라는 사람에게서 받았을 배신감으로 인한 인간에 대한 불신, 또 자포자기한 나머지 탈선의 길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김씨의 초등학생 막내딸은 경찰에서 “아빠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고, 나머지 두 딸들 역시 “더 이상 한집에서 얼굴을 마주보며 살 수 없다. 이미 아버지와의 관계는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면서 김씨의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위의 두 딸은 마음 속 응어리진 아픔과 달리 모 대기업 사원, 간호조무사 등으로 근무하며 ‘외견상으로는’ 평범한 직장 여성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계자는 “김씨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이 사람이 인간 맞나, 어떻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면서 “남도 아닌 자신의 자식을 수년간 성폭행한 이 같은 사건은 도저히 용서받지 못한 죄질의 범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