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성현 기자] 오리온이 생산한 에너지바에서 검출된 이물질 ‘에폭시 조각’은 협력업체가 원료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8일 ‘올 상반기 식품 이물 발생 현황’을 발표하면서 오리온 제3익산공장에서 생산한 ‘닥터유 에너지바’에서 에폭시 조각이 검출됐다고 전했다.식품류에서 종종 발견되는 이물질인 곰팡이나 먼지, 포장지 등과 달리 공업용 소재인 에폭시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충격과 우려가 컸다.이에 <매일일보>이 오리온과 식약청을 통해 취재한 결과 에폭시는 에너지바에 들어가는 원료인 땅콩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공장에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식약청 식품관리과 관계자는 “하청업체가 땅콩을 분쇄해 오리온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공장 바닥에 깔려있던 에폭시수지가 원료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발견 시점은 5월 초로 크기는 2~5mm였다.
에폭시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모 대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에폭시수지는 주로 공장 바닥이나 주차장 바닥 마감재로 쓰이는 물질로 웬만한 돌이나 나무보다 단단한 특성을 지녔다. 즉 인체가 소화해내기 힘든 물질이라는 것.에폭시 중 일부 물질은 페인트나 접착제로도 사용된다.특히 에너지바에서 검출된 에폭시수지의 경우 아직까지 유해성 여부에 대한 연구 결과나 피해 사례에 대한 분석조차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우려를 더한다.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납품업체 과실이라고는 하지만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오리온이 이를 발견하지 못해 완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이므로 오리온에게 법적인 책임이 따른다”고 지적하며 “이에 따라 오리온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알렸다.오리온 관계자는 “이물질 혼입을 파악한 직후 자진해서 관련당국에 사실을 알리고 시설을 전면 개·보수했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한편 식약청은 지난 5월 오리온이 생산한 ‘포카칩’ 과자에서 금속성 이물질이 나왔다며 회수 명령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