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못 펴고 피땀 흘려 농사지은 배추가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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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못 펴고 피땀 흘려 농사지은 배추가 500원?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8.11.28 19:5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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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農心 여의도 대폭발> 농민 2만여 명 상경투쟁…“생산비 보장받고 내년에도 농사짓자”

유례없는 大豊에도 농촌엔 ‘풍년가’ 대신 ‘곡소리’만 
“농사 포기하고 싶어도 할 줄 아는 것 없어” 한숨

▲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전국 30여개 농민단체 주최로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농축수산인 전국대회'가 열렸다. /사진=류세나 기자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 고추 심어라 고추 심고, 배추 심어라 배추 심고, 소를 키워라 키워 봐도 남는 것은 빚더미 뿐 …… FTA가 무슨 소리냐. 우리 농민 다 죽이는 X소리지~ 더 이상은 못 참겠네. 우리 농민 힘을 모아 FTA 박살내세~♪

농민들의 설움을 담고 있는 구성진 노래 가락이 도심 한복판에 울려 퍼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등 30여개 농민단체와 전국각지에서 상경한 농민 2만여명(주최측 추산)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 모여 ‘한미 FTA 반대! 농축수산인 생존권쟁취! 식량주권실현을 위한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 모인 농민들은 한미 FTA 비준 저지를 요구와 함께 생산비 상승 및 농축산물 가격하락, 농가부채 등에 대한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농민들은 정부의 경제위기 대책이 기업과 금융권에만 집중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농자재 가격이 엄청 올라 브렀제. 60%나 올랐으니…. 쌀 생산비도 안 그라요. 15%나 올라 브렀당께. 그런데 쌀 가격은 그대로니 내 속이 안타요. 풍년이 들면 모하요. 우리 농촌은 살기 팍팍해 죽겄는디…. 우리네 사정이 어떤가는 직접 와서 눈으로 보시요. 맴 속으로는 일찌감치 농사짓기 포기했제. 근데 내가 할 줄 아는 게 벼농사 짓는 거 말곤 없는디 어쩌거쏘. 또 나 같은 시골 촌뜨기를 누가 직원으로 쓰기나 한다요? 어떤 사장이…. 그라요, 안 그라요. 긍게 내가 시방 서울로 이렇게 올라와 븐거 아니요.”

농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밥을 먹고 전남 순천에서 올라왔다는 송완섭씨(52∙남)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농사짓는 즐거움을 잊은 지 이미 오래”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송씨는 “농사꾼은 단순히 ‘농사짓는 사람’이 아닌 온 국민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라며 “가격만 저렴할 뿐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외국산 먹거리를 들이려는 한미 FTA는 어떤 성격으로든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大豊에도 빈손, 한숨만 늘어

이날 농민대회에서 만난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농사는 ‘대풍(大豊)’이었다. 그런데 농자재가격 상승, 농수산물 가격 하락으로 1년 내내 농사를 지어온 농부들 손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실제로 경상남도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1.5%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쌀 생산량을 지난해(42만2,000톤)보다 12.1% 늘어난 47만3,000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풍피해 등이 없었기 때문에 ‘대풍’이 기대된다는 것.
하지만 풍년에도 불구하고 벼 재배 농가들은 풍년가 대신 한숨만 내쉬고 있다. 농자재 가격과 생산비용이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쌀값은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외국 농산물의 수입증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미국 오바마 정권이 취임하기 전 한미 FTA를 타결하기 위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농민들이 추운 날씨에 차가운 아스팔트 거리로 나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이와 관련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박의규 회장은 “농민과 국민의 동의 없이 FTA를 체결한다면 과거의 동학농민운동 때와 같은 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명박 정부는 죽어가는 기업 살리기에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으면서도 비료값, 사료값 상승으로 고통 받고 있는 농민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회장은 이어 “1년 12달 허리도 못 피고 일해 수확한 농수산물이 개 사료 가격에도 못 미친다는 현실이 말이 되냐”면서 “고달픈 농촌현실에 종지부를 찍고 농민도 대접받는 세상으로 만들자”고 말했다.지난 10일 목포에서 한미 FTA 반대 국토대장정을 떠났다가 농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왔다는 농민 김지현(전북 고창)씨는 “목포를 시작으로 판문점을 돌아 어제까지 600km를 하루도 쉬지 않고 걸었다”면서 “보름 만에 집에 도착해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FTA가 체결된다는 끔찍한 생각을 하니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며 참가 의의를 밝혔다. 김씨는 또 “농사를 짓고 있어야할 농민이 왜 집이 아닌 여기(여의도 문화광장)에 나와 아스팔트에 앉아 있어야 하냐”며 “진정 정치인들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싶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농업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잡는다고? 농민 잡는다”

▲ 사진=류세나 기자
전국 농민대회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비료값(요소비료 20kg 기준)은 20,700원으로 지난해 9,750에 비해 두 배 이상 인상됐다. 또 농축수산물을 수송하는데 들어가는 기름값(경우 1ℓ)도 1,276원(6월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 가량 올랐다. 사료, 농자재 가격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 송원규 정책부장은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유독 농축산물 가격만 제자리걸음하고 잇거나 오히려 폭락하고 있다”며 “전남 나주에서는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을 비관한 60대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지금 농민들은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농촌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경남 창원에서 양돈업을 하고 있는 하태식씨는 “정부가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공적자금 중 10조원만 농축산업에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름 값은 내리면서 사료∙비료 값은 왜 자꾸 올리기만 하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전국 30여 개 농민단체 주최로 열린 ‘농축수산인 전국대회'에서 한국농업의 죽음을 상징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경남 양산에서 채소업에 종사하고 있는 윤문희(44∙남)씨는 “‘내년엔 좀 경기가 풀릴까’하는 기대로 한해, 한해를 참고 지낸다”면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이 정해져있듯 우리 농민들도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최저생산비를 정해 놓아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집회 후 여의도일대 가두행진을 벌이던 농민 중 일부인 1,500여명은 국회진입을 시도하며 약 20여분간 경찰과 대치상황을 빚기도 했으나 큰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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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수 2009-11-29 05:49:31
최하의 원가로 최고의 이윤을 추구 하는게 기업윤리.....
농민들은 그냥 하청업자에 불구해요.그것도 잘 봐줘서.....
이게 소위 상위 1%층들의 생각 이예요.
현 정권이 농산물가 한번 확실하게 잡았군요.
감사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으으윽...................................

기인숙 2009-11-29 05:04:28
결국 세금으로 국가가 지원하면서, 차라리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의한 농산물의 적정 가격제를 운영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마치 선심 쓰는 것 처럼 하면서, 농민에게 피해만 전가하는 빚잔치는 그만 두어야 한다. 무주공산이니 아무도 아끼지 않고, 부패와 뇌물만 판치게 하는 잘못된 정책이다. 도덕적 해이를 가르친 무능한 정치, 표를 돈으로 사고자 하는 매표 행위다.

기인숙 2009-11-29 04:59:46
참으로 안타깝다. 농협이 무엇인가. 농민 협동조합 아니던가. 물가를 유지하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보호하는 일이다. 풍년이 들면 농민들로부터 사들여서 창고에 넣어 두었다가 조금씩 시장에 내놓아 일정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협의 할 일일 것이다. 가격 조정은 일개 작은 회사들도 한다. 농협이 증권사나 은행업무에 정신을 다빼놓고 있을 동안, 정작 농민들을 보호해줄 단체는 어디에도 없었다.

눈깔은어디로? 2009-11-29 01:42:49
위에글 보셨듯이 저분들이 그냥 심심해서 저러시는게 아니지않습니까?
잘생각해보세요.

반야봉 2009-11-28 23:38:18
식당하는자영업자인데요 시중가격포기당1500원 현지가격보다3배 400포기 60만원 그것도
단골점가격으로...농민께서 주문판매 하는것도 제값받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