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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이달 중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새로운 북측 카운터파트로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북한대사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실무진이 확정된 만큼 곧 실무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핵동결과 연락사무소를 교환하는 스몰딜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스몰딜 타결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엔 총회를 찾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이날 “북한이 미북 실무협상 책임자를 기존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 소속 인사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김 전 대사가 미국의 실무협상 상대로 적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북한의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북한 외무성의 수장으로 미국의 국무장관 격인 리용호 외무상이 향후 미북 협상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김 전 대사는 미국 사안을 다룬 경험이 있고 이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비건 대표의 협상 상대가 되면 좋은 결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사는 과거 북핵 6자회담에 참석했고, 유엔대표부 차석대표로서 대미 외교통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연합뉴스도 미국 현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판문점 회동에서 미국 측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신임 북측 실무협상 대표의 신원을 김 전 대사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북미 실무팀의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실무협상 전망도 구체화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판문점 북미 정상 간)회담에서 두 정상이 서명은 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그 대신 미국도 완전한 경제 제재 해제와 체제보장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합의를 하고 북한이 처음부터 주장한 점진적·동시적 문제도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북한도 바텀 업 협상 방식을 수용해 실무회담으로 갈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미국도 탑 다운 방식을 수용해서 두 정상이 만났고, 아주 절묘한 타협을 이루어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7~8월 실무협상이 아주 잘 진전된다면 9월 말·10월 초 유엔총회에서 김 위원장이 총회 연설을 하고 뉴욕에서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정상회담, 남북미중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