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라면 발암물질’ 사태로 사면초가에 몰린 농심(대표 박준)이 이번에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 자사의 라면 제품에 대한 할인행사를 못하도록 유통업체에 압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한 매체는 농심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유통채널의 라면할인 행사를 막아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유통업계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수십 년간 신라면과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자사 인기상품을 꼼꼼히 관리해 왔다”며 “유통업계가 이 제품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기획할 때마다 제품 공급 중단으로 압박했다”라고 폭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농심이 라면에 대한 고가판매원칙을 고수해 유통업체들이 자체 마진을 줄여서라도 할인행사를 하려해도 농심은 제품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말로 할인행사를 못하도록 압박했다”고 토로했다.

앞서 농심은 성분에 비해 지나치게 판매가격이 높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한동안 생산을 중단했던 ‘신라면 블랙’의 판매를 최근 다시 재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농심이 지난 8월 기준 라면시장 점유율 67.9%에 달하는 등 전체 시장 점유율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을 고가 판매 전략으로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을 내보였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가격은 판매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으로 “농심은 제조업체인 만큼 가격을 통제할 수도 압력을 행사할 위치도 아니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농심의 가격폭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농심은 제주 삼다수 공급을 장기간 독점, 공급가의 3배가 넘는 가격 폭리를 취해 온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농심이 제주개발공사에서 공급받는 가격은 병당 200원 (500ml), 2리터는 460원에 공급받던 제품을 대형마트에서는 각각 380원, 910원에 판매되는 등 두세 배에 달하는 가격 폭리를 취해 온 것.

여론의 뭇매를 맞던 농심은 결국 13년 동안 독점 유통권을 누렸던 제주삼다수와도 작별하게 됐다.

지난 1998년부터 삼다수를 독점 유통해 왔던 농심은 “제주도의 물이 농심의 영리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여론과 함께 제주개발공사 측은 지난 3월 농심과 맺은 삼다수 유통 계약을 해지, 광동제약을 차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농심은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대한상사중재원은 제주개발공사의 손을 들어줬으며 농심의 제주삼다수 유통계약은 오는 12월14일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