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격에 일본내 우려 목소리…일본 국민, 2/3 韓제외 ‘찬성’
‘일본 가지 않기’ 日지방 경기 타격…“아베 지지율 추락할 것”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한국에 대해 2차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하면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의 결정이 자충수(自充手)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예상보다 강하게 소재 부품에 대한 국산화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고 한국 내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내 여론도 이번 결정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카드로 참의원 선거 승리를 가져갔지만, 일본내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6일 산케이신문이 관계사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지난 3~4일 18세 이상 일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46.6%로 참의원 선거 직전 조사(7월14~15일)과 비교해 5.1% 급락했다. 반면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38.1%로 4.8%포인트(p)올랐다.
산케이는 이번 조사에 대해 별다른 배경 분석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경기·경제, 외교·안보 정책 등 분야에서 부정적 평가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67.6%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19.4%,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12.9%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 내각의 지지층은 한국 제외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81%로 나타난 반면 비지지층은 55.2%만이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시각차는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NHK의 조사는 다소 달랐다. 이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49%로 3주전 조사보다 4%p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실시한 참의원 선거에서 여권이 승리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8%만이 일본 정부의 결정에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어느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27%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실제 일본 내에서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는 지난 5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일본 국민들 중)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전체의 30% 정도”라며 “일본 사람들 중에는 정치에 무관심으로 가는 분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아베 정권은 한반도를 일본 영향하에 두는 것을 목표하는 정권”이라며 “이번 기회에 한국의 중심적인 산업 분야을 망가뜨려 경제적인 도약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내에서 불고있는 일본 불매 운동의 하나인 ‘일본 가지 않기’도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는 고민이 적지 않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진행한 일본전문뉴스 JP뉴스의 유재순 대표는 “일본을 향한 경제보복 조치 중 일본 여행 불매가 가장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일본 국민 입장에서 불매 운동은 현실적으로 와 닿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여행은 다르다. 도쿄를 제외한 아오모리, 훗카이도 같은 경우 그리고 오사카 아래 지역의 경우 치명타다 급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아베 정권과 여론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지난 7월 한달만해도 호텔 매출이 30% 줄었다“며 ”실제로 후쿠오카에 있는 다이마루 백화점 매출이 30% 줄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일본에 대한) 국제 사회에 대한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며 “또한 한국으로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과 관광 중심의 지방 소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아베의 지지율 이탈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