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학인 1276명이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및 검찰 개혁 완수를 촉구하는 성명을 7일 발표하자,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자기들이 에밀 졸라인 줄 아나보다"라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 일각에서 조국 사태를 19세기말 프랑스의 드레퓌스 사건에 빗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대표발의자인 황석영 작가를 포함해 ‘조국지지 검찰 개혁을 위해 모인 문학인’은 이날 국회 정관론에서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소설가 황석영·공지영·정도상, 시인 안도현·이시영·장석남 등 대표 발의자 6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서명을 받아왔다.
성명에서 작가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자의적인 공권력의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며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촛불 민심의 명령이란 점을 확인하기 위해 서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통제받지 않고 있는 검찰 권력이 휘두르는 칼날은 군부 독재 시절 총칼보다도 더 공포스럽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조 장관이 역설한 검찰 개혁의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앉혀버리고 말겠다는 검찰의 살기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이날 문학인의 성명서 발표에 대해 에밀졸라를 언급, 조 장관 수호가 검찰 개혁이라는 논리는 "작가들이 가장 피해야 할 문법에 전혀 안 맞는 '비문'이고 맥락을 벗어난 논리 '비약'이다"라고 주장했다. 에밀졸라는 드레푸스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리자, "진실은 지하에 묻혀도 자라난다. 그리고 무서운 폭발력을 축적한다. 이것이 폭발하는 날에는 세상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것이다"라며 프랑스 국민들에게 이성을 찾자고 호소한 인물이다. 대문호이자 앙가주망(지식인의 사회참여)을 가장 잘 실천한 인물로도 꼽힌다.
그는 "(작가들이) 자기가 에밀 졸라인 줄 아나본데, 참 가관이다. 이게 그들이 나설 자리인가. 번짓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며 "에밀 졸라는 '아 이 친구가 유태인이었지. 그럼 그렇지'라며 집단 광기를 뿜어댈때 프랑스 국민들에게 광기를 거두라고 호소한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을 덮고 있는 광기는 무엇이고 진실은 무엇인가"라며 "살아있는 권력의 부당한 압력과 광기를 품어내는 대중에 맞서 조국 일가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사법 처리가 지금 검찰 개혁의 본령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들은 싫든 좋든 대한민국 문학계가 길러낸 작가들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왔다"며 "이 판은 당신들이 나설 자리가 아니다. 공지영만 빼고 자중하고 본업으로 돌아가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