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경제서 필립스곡선 작동하지 않는다’ 이미 경고
고용지표 개선돼도 경기는 침체 정부통계에 대한 불신조장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한국과 같은 개방경제에서는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도 곧장 경기부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정책 도입 이전부터 있었지만 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버리지 않은 채 최근 들어서는 민간의 투자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정책 혼선에 민간에서는 불신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의 통계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IMF “한국 정부, 노동시장 침체 파악 못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수단을 통해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며 내수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이는 물가를 어느 정도 올리더라도 임금 인상을 단행하면 경기를 부양하고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필립스곡선의 원리를 토대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가 관련 지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포함된다.
하지만 지난 8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을 필립스곡선이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 국가로 거론하면서 한국의 관련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IMF는 ‘노동시장 침체와 현실 간 차이 : 한국의 경우’라는 제목의 조사보고서에서 정부의 노동 시장을 조사·분석하는 실업률 지표가 실제 실업 상황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실업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최하위권인 3∼4%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경력 단절 여성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IMF는 또 12%대를 보이는 한국의 확장실업률(잠재적 구직자 포함) 역시 실제로 생산성 격차 등의 지표를 다양화하면 더 높아질 것이라며 “보다 광범위한 실업자를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IMF의 지적은 한마디로 “한국 노동시장의 침체를 정부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동시장 현실 악화에도 사상 최고 고용률고용지표 개선돼도 경기는 침체 정부통계에 대한 불신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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