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KT&G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를 향한 정관장 가맹점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인삼공사는 지난 2002년 민영화 된 KT&G의 전신인 담배인삼공사가 1999년 인삼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설립한 회사로, 홍삼 브랜드 '정관장'을 통해 국내 인삼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그런데 최근 자신을 정광장 가맹점주라고 밝힌 A씨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삼공사는 많은 가맹점을 두고도 대형마트, 백화점, 직영점 등 자사제품을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물건을 공급하고 있어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A씨는 “게다가 본사에 유리하게끔 가맹 계약서를 바꿔 가맹점주들과 계약을 갱신하고도 일방적으로 가맹점 보호조항을 없애는 등 강제로 가맹점주들을 굴복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다수의 가맹점주들은 이 같은 불공정 계약 행위에 대해 반발하면서도 그동안 가맹사업을 위해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감내해왔다.A씨는 “본사는 가맹점주와의 협의도 없이 무리하게 가맹점과 직영점을 출점하고 있다”며 “이는 가맹점주의 영업지역을 보호하는 침해행위임을 알고서도 여전히 무리하게 확장을 계획 중”이라고 비판했다.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정관장 가맹 사업을 시작한 인삼공사는 현재 750여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정관장 가맹점을 시작한 지 2년이 되어 간다는 또 다른 가맹점주 B씨도 “더 이상 인삼공사의 횡포에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본사가 가맹점을 팽개치고 쇼핑몰과 마트 등에 가맹점에 공급하는 매도가로 물건을 공급, 할인판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삼공사는 온라인사업부를 신설, 인터넷쇼핑몰 같은 중간벤더에게 정관장을 공급하고 있는데 인기제품인 정관장 홍삼정플러스 가맹점 할인가격은 17만8000원인데 비해 오픈마켓에서는 15만9000원으로 2만원 가량이 차이가 났다.B씨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의 매도가는 해마다 올리면서 가맹점을 제외한 유통라인에는 가격 할인도 모자라 증정행사 까지 해 가맹점주들은 문 열고 한숨만 내쉬고 있다”라고 성토했다.이 같은 문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이다. 지난해 8월 정관장가맹점협회(이하 정가협) 회원 500여명은 인삼공사 본관 앞에서 가진 집회를 통해 인삼공사가 상품매입가 인상을 일방적으로 가맹점주에 요구한 바 있다.특히 최소한의 영업지역 보호조항도 임의로 삭제하고 계약갱신을 강행, 전국적으로 가맹점 외에 직영점을 100여 곳이나 개설한 데 따라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인삼공사의 불공정 행위를 제소했다.현재 공정위는 이와 관련 가맹점 약관의 불공정 여부를 조사 중이다.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관장가맹점협의회 정봉규 사무총장은 “본사가 원칙대로 운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정관장은 삼성만큼이나 글로벌 브랜드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유통망과 가격이 흐트러지면서 브랜드 가치까지 잊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라고 우려했다.이어 “본사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영업망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가맹 사업을 시작했지만 브랜드를 키워놓고 나니 여기저기 유통채널에 공급해 결국 가맹점은 브랜드를 키우는 소모품까지 느껴진다”며 “가맹점과 본사는 반드시 서로가 파트너 관계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이에 대해 인삼공사 관계자는 “공정위에 소명제출 이후 아직까지 결과가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소명 내용을 자세히 밝힌 순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가맹점주들과 본사가 서로 합의단계에 있으며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이어 “온라인 쇼핑몰 벤더 제품공급가격의 경우 가맹점 공급가격보다 오히려 비싸다”며 “특히 정관장 판매시 약국진입은 하지 않도록 최종 결정을 내리는 등 서로가 조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