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쟁] LG화학-SK이노 배터리 전쟁…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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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분쟁] LG화학-SK이노 배터리 전쟁…향후 전망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2.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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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분쟁 종착지는 결국 합의…서로 간 피해 최소화 방법
칼자루 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자존심 지켜줄지가 관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4일(현지시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에서 LG화학에 손을 들어주었다. 사진은 서울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4일(현지시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에서 LG화학에 손을 들어주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소송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면서 업계 내 첨예한 대립이 이뤄졌던 분쟁의 종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측의 대립은 소송에서 승소를 위한 과정의 일환이다. 이번 ITC의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판결’로 사실상 LG화학이 분쟁에 있어 칼자루를 쥐게 됐다.
ITC는 지난 14일(현지시각) LG화학이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소송 전후의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에 의한 악의적이면서 광범위한 증거 훼손과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모독 행위를 인정하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조기패소가 결정된 SK이노베이션은 이의제기 절차를 밟으면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간 기술 분쟁은 과거 여러 사례가 있었지만 종국에는 결국 합의로 종결되는 모습을 보였다. 패소한 경우 합의에 있어 주도권을 잃기 때문에 기술 분쟁은 소송 과정에서 서로가 피해를 입는 출혈 싸움이 전개되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조기패소 판결이 내려지면서 오는 10월 5일까지 최종 판결이 내려지면 미국으로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등 관련 부품의 수출이 불가능해진다. 예비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당초 3월 초 예정된 변론 등 절차가 생략되며, 현재로서는 ITC의 최종결정만 남아 있다. SK이노베이션에게도 희망은 있다. 미국 조지아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을 위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일말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 모두 이제까지의 소모전으로 손실이 큰 만큼 합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합의 사례가 있고, 삼성전자와 애플, 삼성전자와 LG전자, LG전자와 와이랜 간 특허소송 등 기술 관련 분쟁의 종착지는 결국 합의로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부침은 있을 수 있다. 소송전에서 지속돼 온 감정싸움과 더불어 LG화학이 요구하고 있는 △영업비밀 빼내기 인정 △공개사과 △손해배상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3가지 조건은 SK이노베이션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LG화학도 중국과 일본 등 미래 전기차 배터리 국가전에서 밀릴 경우 부딪힐 여론과 문제 인식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의 CATL은 자국 수요시장을 중심으로 확고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고, 일본 파나소닉 역시 LG화학에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주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다른 기술 분쟁의 사례와 달리 국내 업체 간 소송전인 만큼 국가경쟁력을 문제 삼기보단 기업 고유 기술 및 경쟁력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양측 간 대화의 여지는 열려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발전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만큼 파트너십에 대한 기본자세는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손해배상 액수와 그동안 쌓인 감정의 해소, 기업 간 자존심 세우기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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