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며 1월 생산자물가가 소폭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3.93(2015년=100)으로 한 달 전보다 0.2% 올랐다.
피망과 풋고추가 출하량이 줄어든 탓에 각각 114.5%, 104.6% 급등하면서 전체 생산자물가를 밀어 올렸다. 설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커져 가자미(23.7%)도 올랐고, 어획량 부진에 냉동 오징어(14.1%)도 올랐다.
반대로 돼지고기 생산자물가는 8.6%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도 돈육 공급량, 재고량은 비슷했으나 1월 중순께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소비감소로 돼지고깃값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축산물 가격이 내려갔지만, 농수산물이 크게 뛴 영향으로 전체 농림수산물 생산자물가는 한 달 전보다 3.4% 상승했다.
반면 공산품 생산자물가는 0.1%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내리며 석탄 및 석유제품이 0.5% 떨어졌고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생산자물가도 0.2% 하락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D램 생산자물가는 2.5% 내렸다. 지난해 9∼11월 하락세가 이어진 D램 생산자물가는 12월 들어 0.6% 올랐으나 지난달 다시 반락했다.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한 달 전보다 0.3%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최저임금 인상 등에 건축물 청소 관련 서비스물가가 2.7%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8590원)이 작년보다 2.9% 오른 만큼 인상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산자물가가 상승한 셈이다.
지난 1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해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0.1% 상승했다.
강환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통상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비 이정도(1.0%) 상승폭을 보이면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데, 이번의 경우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확실히 확인되는 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나오기까지는 물가가 상승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