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막천 주도 김형오 즉각 파면해야"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공천에 대한 반발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 가운데 황교안 대표가 12일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 서울 강남을·인천 연수을·대구 달서갑·경남 거제·부산 진갑·부산 북강서을 등 6곳에 대해 공천 재검토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각자의 권한대로 하면 된다"며 황 대표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날 대구 지역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대표는 김 위원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공천을 둘러싼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모양새다.
▮황교안 "일부 불공정 사례에 내부 반발"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천과 관련, 일부 잡음 나오고 있다"며 "일부 불공정 사례가 나오고 내부 반발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당 안팎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보면서 현재까지 공관위 결정의 일부를 재검토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공천은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총선 압승을 위해선 일부 조정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관위원장과 공관위 의원 모두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달라"고 했다. 황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관위 결정 일부에 대해 재의 요구를 하기로 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고 그 부분에서 재의를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이날 최고위 비공개에서 6곳에 대한 재검토를 공관위에 요구하기로 의결하고 이를 공관위에 전달했다.
▮곳곳에서 김형오 공관위 결정에 반발
공관위가 재심을 요구한 강남을은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이 전략공천됐다. 최 전 사장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측근으로 지난 총선 때 부산에 출마했으나 김무성 전 대표에게 패하면서 정치권 활동이 없었다. 그러나 예비후보자들이 가장 많았던 강남을에 최 전 사장이 단독 공천되자 낙하산 공천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역 곽대훈 의원이 컷오프되고 이두아 전 의원이 전략공천된 대구 달서갑도 지역 통합당 지방의원들과 주요 당직자들 사이에서 낙하산 공천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곳이다. 이들은 “(이 전 의원은)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적도, 사무실도 없다”며 “이런 인사를 단수 추천해 대구시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느냐”고 반발했다.
현역의원들이 불출마하거나 컷오프된 지역의 공천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연수을은 현역 의원인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시키고 민현주 전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그러자 그동안 공천을 준비했던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민 전 의원이 공천 지역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바른정당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경남 거제에서는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가 컷오프되고 서일준 전 거제부시장이 단수추천됐다. 서 전 부시장이 지역에서 두차례의 부시장과 오랜 기간 선거 준비를 해온 것이 부각됐으나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동안 당을 위해 죽도록 고생하고 일선에서 뛴 사람을 내팽개치고 애지중지 키운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현재 정치상황은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또한 불출마를 선언한 김도읍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을에 김원성 최고위원이 우선공천 받자 통합당 당원들은 “김도읍 뿐”이라며 김 의원의 불출마 철회를 요구하며 공천 결과에 반발했다. 부산 진갑도 미래를향한전진4.0 출신 김원성 최고위원이 경선 없이 우선추천 받았다. 이에 전직 당협위원장과 예비후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진갑 전직 당협위원장이었던 이수원 예비후보는 “지역을 위해 헌신한 당협위원장을 배제하고 경선도 없이 서 전 시장을 우선추천했다”고 지적했다.
▮김형오 "우리는 우리의 권한이 있다"
이런 반발을 감안해 통합당 지도부가 6곳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김 공관위원장은 이를 일축했다. 그는 오후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위에서는 최고위의 권한이 있고 우리는 우리의 권한이 있는 것"이라며 "각자의 권한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에서는 얼마든지 다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사천 논란에 대해서도 "단 한 사람도 사천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 역시 '원칙대로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완강한 입장을 보이면서 통합당내 공천 갈등은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황 대표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김형오의 막천을 이번 주말까지 바로 잡으려면 막천을 주도한 김형오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황 대표의 공천 재검토 요구에 대해서는 "탈락한 자기 측근 몇몇 구하기일 뿐"이라며 "이번 양산 협잡 공천은 황 대표측과 김형오가 공모한 막천이기 때문에 바로 잡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했다. 실제 황 대표의 재검토 요구 지역에서 양산을이 제외됐고, 이날 홍 전 대표는 대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