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31일 복숭아, 사과, 배 과수원에 자주 발생하는 나방류 해충의 효과적인 예찰·방제법으로 ‘성페로몬(유인 물질)’ 사용을 권장하며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성페로몬은 암컷 나방이 수컷과의 교미를 위해 공기 중으로 분비하는 냄새 물질을 말한다. 성페로몬을 활용하면 냄새 물질을 감지해 날아든 수컷 나방을 잡을 수 있고, 나방의 발생 밀도와 발생 시기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해충 가운데 복숭아순나방, 복숭아순나방붙이, 복숭아심식나방 등은 복숭아, 사과, 배의 올해 자란 가지와 열매에서, 사과굴나방, 복숭아굴나방은 각각 사과와 복숭아 잎에 피해를 준다. 잎말이나방류는 사과, 배의 나뭇잎을 말거나 겹치게 해 그 안에서 잎을 갉아 먹으며 해를 끼친다.
예찰용 성페로몬은 과수 꽃이 피기 전인 3월 말~4월 초, 과수원 내 공기가 잘 통하는 그늘진 부분에 설치한다. 방제를 위해 약 5일 간격으로 잡힌 나방 수를 세어, 4월~5월 사이 나방이 가장 많이 잡히는 때(발생 최성기)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해충 발생이 빨랐던 지난 2018년의 경우, 복숭아순나방은 4월 초 발생해 4월 말께 가장 많이 발생했고(1차 발생 최성기), 사과굴나방은 4월부터 포획돼 6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이 잡혔다.
방제는 가장 많이 잡힌 날을 기준으로 7일 이후에 하고, 6월 이후에는 일주일 이내에 대상 해충의 작물보호제로 방제한다.
또한 성페로몬을 통한 직접 방제도 가능하다. 가짜 성페로몬(인공합성)으로 유혹하는 교미교란제를 여러 방향에 설치하면 수컷 나방의 페로몬 감지 감각이 둔화되거나 진짜 냄새를 찾지 못하게 돼, 교미에 실패함으로써 해충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시중에 판매 중인 나방 교미교란제는 복숭아순나방, 복숭아심식나방,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 사과무늬잎말이나방, 복숭아유리나방, 5종으로 과수에 따라 1년 1회 또는 2회로 나눠 사용한다.
교미교란제의 약 20%~30%는 과수원 가장자리에 두고, 나머지는 과수원 내부에 균일하게 나눠 지상 150cm 정도의 그늘진 부분에 걸어둔다. 효과는 기상 등에 따라 다르지만 4개월~5개월 지속된다.
교미교란제는 예찰용 트랩과 함께 사용하면 좋다. 과수원 외부에서 나방이 들어온 경우, 대상 해충을 작물보호제로 방제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최병렬 원예특작환경과장은 “성페로몬은 어른벌레(성충)의 발생 시기를 더 정확히 알 수 있고, 교미교란제는 비교적 가격이 비싸지만 환경친화적이며 효과가 오래가 과실 피해량과 수확량을 고려하면 경제적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며 “따뜻한 날씨로 과수 생육이 빠른 만큼 나방류 성페로몬 자재를 활용할 농가에서는 예년보다 조금 더 서두르고, 자재 사용법을 정확히 익혀 피해 예방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