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관계자 "관가와 재계쪽에서의 발걸음 잦았다"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에 위치한 O요정. 높다란 담장과 부드러운 처마선이 돋보이는 이곳은 100년의 내력을 지닌 우리나라 최초의 요정이다. 약 2000m²(600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위에 세워진 O요정은 2인실부터 50인실까지 15개의 방이 있다. 요정 관계자에 따르면 O요정은 10여명의 사장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 사장은 자신이 유치한 매상에 따라 이익금을 가져간다고 한다. 고정적으로 출근하는 여성접대부 15명을 비롯해 요리사, 웨이터 등 이 업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들만 100명에 달한다. 대한제국의 고관과 친일파 거물들이 이곳의 초기단골이라고 전해진다. 60~70년대에는 유력 정치인이 밀담 나누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했다고 한다. 조선고유의 기생문화가 남아있다는 호사가들의 입소문에 따라 80~90년대에는 정부 관료와 대기업 임원,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은 장안의 명소였다. '1등 요정'의 품격을 지녔다는 평을 들었던 O요정은 그러나 20일 성매매를 알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100년 명성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성매매가 발각된 것은 지난달 16일 새벽 1시께. 당시 종로경찰서와 서울경찰청 합동단속반은 O요정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첩보에 따라 잠복근무를 해 근처 모텔에서 성매매 현장을 덮쳤다. 경찰에 따르면 O요정이 성매매를 알선하는 방법은 여느 룸살롱의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요정을 찾아 온 손님들에게 여성접대부를 동석시킨 뒤 식사와 술을 제공하고 2차 성매매를 위해 손님과 여성접대부들이 걸어서 근처 모텔로 이동하도록 한 것.경찰은 결국 현장에서 성매매 여성, 성매수 남성, O요정 대표, 모텔 업주 등 5명을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제휴사=뉴시스 통신사>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