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지분 매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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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지분 매각 논란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3.04.18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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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비중 크면서도 주가 오른 회사 '수두룩'
매각이유 석연치 않아..."번복할 수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를 이유로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고 밝혀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 회장은 지난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고 자신이 보유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계열사 주식 전량을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매각 이유로 장기간 지속된 공매도에 지쳤다는 것을 들었다.지난 2년간 불법공매도 세력이 회사에 대한 악성루머를 생산‧확산시켜 이로 인해 주가가 떨어졌고 회사가 주가부양을 위해 R&D 비용으로 쓰일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서 회장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432거래일 중 412일에 걸쳐 공매도가 발생했다. 일일거래량 대비 공매도 체결 비율이 3% 이상인 날도 189일로 나타났다.공매도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공매도자는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각한 뒤 며칠 후 주식을 다시 매입해 이를 상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하는 것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되는 수법이다.그렇지만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언제나 하락하지는 않는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011년~2012년까지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56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의 공매도비중이 가장 높았다.올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누적 공매도 비중 1위 기업은 롯데하이마트가 17.99%를 차지했다. 그 뒤를 영원무역(16.45%), 현대산업개발(15.3%), 대우건설(15.06.%) 등으로 나타났다.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비중은 셀트리온(6.29%), 에스에프에이(4.59%), 다음(4.5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올해 들어 롯데하이마트의 주가는 8.26% 상승했고 영원무역은 30.3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5.44%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스에프에이의 주가는 30.67% 올랐다.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서 셀트리온보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회사는 굉장히 많다”며 “올해 들어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이 7% 가량인데 반해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하이마트와 영원무역은 셀트리온에 비해 2~3배 가까이 공매도가 많았지만 주가가 올랐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공매도와 주가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들도 많았지만 아직까지 공매도 비중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직접적으로 있다고 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서 회장의 지분 매각 배경을 공매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누구보다 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대표가 회사에 자신이 있다면 실적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오히려 저가매입의 기회로 볼 수 있지 이를 지분 매각의 배경으로 댄다는 것은 핑계”라고 말했다.지난 몇 년간 셀트리온은 분식회계 및 실적부풀리기 의혹에 시달려 왔다.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액 3489억원, 영업이익 197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매출액이 실제 판매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로 남아있다는 것이다.셀트리온헬스케어는 매출액 338억원에 223억원의 영업손실로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재고자산은 6788억원으로 전년대비 2982억원 급증했다. 결국 셀트리온의 매출액으로 잡힌 금액 중 상당수가 계열사 재고자산인 셈이다.이와 관련 증권사 한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매출액이라고 계상한 이익은 실제 판매로 이뤄진 것 없이 거의 계열사와의 거래로 이뤄진 장부상 이익일 뿐 회사로 들어온 자금은 없다”고 지적했다.시장에서 지적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서 회장이 금융권으로부터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이다.셀트리온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서 회장이 지분 97.3%를 가진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전체 주식의 10%인 1003만주를 담보로 2006년 6월부터 지난달 29일까지 19차례에 걸쳐 우리은행·대우증권·농협중앙회 등으로부터 2370억원을 대출받았다.서 회장이 68.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또 셀트리온GSC 역시 셀트리온 주식 694만주를 담보로 금융회사들로부터 1747억원을 차입했다.이 때문에 서 회장이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을 했다는 것이다.통상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은 담보권이 대출액의 14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140% 이하로 담보권이 떨어지게 되면 강제 상환된다. 주식담보대출에서 강제 상환은 금융회사가 담보주식을 장내에서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회수한다.한편 서 회장은 이날 시장에서 제기되는 루머에 대해 일축했다.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분식회계가 사실이라면 그것을 눈 감아줄 회계법인이 있겠냐”며 “바이오 분야는 승인에만 6개월 이상 걸려 9개월치 재고를 쌓아둬야 한다”고 해명했다.지분 매각 번복 여부에 대해서는 “번복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서 모든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주주와 국민들이 나의 번복을 이해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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