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52%에 달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크게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대규모 개발과 문재인 정부 초기 규제 완화를 들며, 청와대와 여당 내 다주택자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경실련은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매번 집값을 꼭 잡겠다고 말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부동산 불평등과 자산 및 소득의 격차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실련은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대규모 개발과 문재인 정부 초기 규제 완화를 들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도시뉴딜정책으로 강북 구도심 집값을 올린데다 임대사업자 혜택을 확대하고 대출을 80%까지 늘려줬다"며 "무분별한 예타 면제 사업 남발과 삼성동, 용산 개발 등으로 투기를 조장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집값을 자극하는 개발부터 중단해야 한다"며 "부동산 실태에 대한 정확한 통계체계부터 구축하고, 공공보유 토지는 건물만 분양하거나 공공주택을 확대하는 등 기존 집값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또 다주택자들이 다수 포진한 청와대, 여당이 결정하는 부동산 정책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도권 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무원들에게 부동산 처분을 권고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인영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다주택자 부동산 처분을 제안했지만 바뀐 것이 없다는 이유다. 김 본부장은 "문 대통령은 취임 이전으로 집값을 낮출 것을 약속했고 노 비서실장도 다주택자들의 집을 팔라고 했지만, 약속을 지킬 의지는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사람들이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