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법적 효력…쌍용차 주변 긴장감 팽팽
경찰 "쌍용차 공권력 투입, 적절한 시기 아니다"
공권력 투입, 정리해고 실효가 예고된 8일 오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내에서는 라디오 소리만 들릴 뿐 전체적으로 침묵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쌍용차 노조원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정문 입구는 지난달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에 이어 철제구조물이 겹겹이 쌓여 출입자체가 불가능하게 막혀있다.후문은 물론 곳곳의 경비초소, 공장 내부 역시 쌍용차 노조원들과 쌓인 컨테이너로 철저히 봉쇄돼 있다.파업 18일째를 맞는 노조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직장을 지키기 위해' 강력하게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노조원들의 가족들 역시 "그동안 너무 많이 울었다"며 "눈물샘을 막고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27일째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하고 있는 김을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부지부장 등 3명의 노조원들은 지난 5일부터 단식도 선언했다.이들은 "해고 절차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죽기전에는 내려가지 않겠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오전 10시 쌍용차 후문 앞에서는 관리직 300여명이 결의대회를 열었다."파업으로 물량이 공급되지 않아 쌍용차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이들은 "쌍용차 파업에 외부 좌파 세력이 동참해 직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결의대회가 진행되는 주변을 에워싼 노조원들은 "상하이차가 경영을 잘못해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고 노조원들이 더이상 쌍용차 식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관리직들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야유를 보냈다. 1시간여가 흐른뒤 공장 내에서는 노조원들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정리해고의 효력이 발생하는 이날 "쌍용차에 투입될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자금"이라는 입장을 거듭밝히기 위해서다.노조원들은 "정부는 즉각 공적자금을 투입해 공기업화하고 당장 정리해고와 분사계획 자체를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노조원들이 1000억원 담보, 비정규직 기금 12억원 출연, 일자리 나누기 등 회생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도 사측은 오로지 정원 감축, 구조조정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상하이차에 책임이 있음에도 이들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이날 쌍용차내에는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이종걸 의원, 한나라당 원유철 경기도당 위원장 등 정치권 인사들도 방문이 뒤늦게 이어졌다.이종걸 의원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정리해고라고 해도 2600여명의 정리해고는 수가 많다"며 "우선 1000여명의 추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사측에 유연한 협상 자체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치권의 뒤늦은 관심에 쌍용차 노조는 반색을 표하면서도 "(그동안의 무관심에) 섭섭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기 평택경찰서는 8일 예고됐던 쌍용차 공권력 투입여부에 대해 "노사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공권력을 투입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경찰은 "노사 문제에 대해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최근 정치인들이 잇따라 평택공장을 방문해 노사를 중재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노사간 대화가 완전히 끊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우선 상황을 지켜본 뒤 공권력 투입여부는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해 당분간 쌍용차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이날 쌍용차가 제시한 '파업 해제시 정리해고 유보'를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고 '정리해고 철회'를 고수하고 있어 노사간 중재 여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쌍용차 노조는 9일 오전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평택지역 3개 종교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쌍용자동차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평택지역 3개종단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김문수 지사 "쌍용차 공권력 능사 아니다…노조도 바뀌어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앞서 8일 쌍용자동차 문제와 관련 "공권력 투입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파국이 없이 노사가 냉정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 지사는 이날 오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쌍용차를 살리려면 노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노조도 먹고살자 그러는(파업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기물을 파손하고 이런 것도 없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이어 "(노사가)서로 냉정해질 필요가 있고, 대화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순리적 해결을 당부했다.그는 "어제(7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쌍용차의 주인은 노조이며 주인답게 책임 있게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을 강 대표 등에게 말했다"고 전했다.특히 "회사가 날아간 다음에 (노조가)바뀌겠다는 것은 안된다"며 "노조가 주인이 돼서 돈 가진 주인을 모셔다가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마음가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김 지사는 "노조도 한참 생각하다 보면 자신들이 주인이라는 것을 금방 깨달을 것"이라며 "그럼(노조가 변화한다면) 나도 쌍용차를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휴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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