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6.25 전쟁 당시 같은 민족인 북한에 총을 쏘았다는 이유로 고(故)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반대해 논란이 된 노영희 변호사가 15일 자신이 진행하는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YTN에 하차 요구가 쇄도한 결과다.
노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출발새아침 아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부로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 변호사는 이날 오전 마지막 방송에서 "월요일에 모 방송에서 백 장군의 안장 관련해서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TV) 화면상 백 장군이 동포들을 향해 총을 겨눈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비판은 어쩔 수 없이 받겠다, 이런 내용의 글이 화면상 게시가 된 상황에서 생방송 도중 발언이 섞이면서 본의 아니게 잘못된 발언이 보도됐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특히 노 변호사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취지를 알면서도 앞뒤 맥락 다 자르고 자극적인 특정 구절을 반복 노출시키며 확대 재생산해서 악의적인 분열과 갈등 키우는 특정 언론들의 보도 방식에는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방송을 살펴보면 노 변호사의 주장과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 방송 패널로 참석한 노 변호사는 백 장군을 향해 "저분이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느냐. 나는 현실적으로 친일파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대전 현충원에도 묻히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고, 이에 진행자가 거듭해 발언 철회 의사를 물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노 변호사의 발언이 다음날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가 진행하는 YTN라디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또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이날 노 변호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향군은 성명에서 "6.25 전쟁은 누가 일으켰으며 우리 국군과 유엔군은 누구와 싸웠는가, 전사한 국군 13만8000명과 45만 부상자는 누가 쏜 총탄에 맞아 전사하고 부상당했는가"라며 노 변호사에게 이에 대한 답변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