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퇴임을 앞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안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장관을 향해 "국방부 장관의 국회 답변은 정말 듣기 거북했다. 장관의 답변을 듣다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심각하지만 국방부 장관이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며 "국방부 장관이 앞장서서 군기를 어지럽히고 젊은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이 현실이 참담하다.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인지, 법무부 장관 보좌관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떠나는 사람에겐 덕담을 건네는 게 우리 전통이다. 하지만 떠나는 분이 남긴 부정적 유산이 너무 크고 깊어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그 동안 논란이 돼 온 정 장관의 행적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화로 풀어가려는 숨겨진 의미"라고 하거나 천안함 폭침 등을 두고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명시적 언급을 피하는 등 주로 북한 관련 언행들이다. 안 대표는 "도대체 우리가 왜, 무엇 때문에 나라를 지켜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회의감을 장병들에게 심어주는 국방부 장관이라면, 그 죄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특히 "정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은 이번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절정에 달했다"며 "추 장관 아들 한 명을 감싸느라 군의 지휘체계와 기강을 뿌리까지 흔들었다"고 했다. 또 "국민의 호위무사가 아니라 정권의 호위무사 역할을 하며 군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믿음을 송두리째 파괴했다"며 "그것이 정 장관이 우리 군에 남긴 최악의 유산"이라고 했다.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국방부에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국방부의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발표를 보면 국방부 역시 정치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과연 국방부가 이러한 자세로 전군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자세가 돼있는지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발언을 보면 일반 국민의 상식적 판단이 불가능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온다. 우리나라가 이래서 정상적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생각을 가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