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사태’로 잃어버린 열흘 공백 해소 방점
[매일일보] 방미 후 지난주 내내 ‘윤창중 블랙홀’에 빠졌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주부터 국정운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애초 미국 방문 이후 그 성과를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속도를 낼 방침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터지면서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바람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 정치학자는 “박 대통령은 취임 초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과 잦은 인사실패로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이번엔 뜻하지 않은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방미 성과가 빛이 바래며 박 대통령을 국정추진 동력에 상처를 입혔다”고 진단했다.특히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출범 초 100일에 새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해 왔는데 내달 4일 취임 100일을 맞게 되는 점도 국정운영 정상화를 채찍질하고 있다.박 대통령은 2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고용율 70%달성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했다.방미 후 ‘윤창중 사태’로 ‘잃어버린 1주일’을 민생행보로 회복한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박 대통령은 우선 여야가 20일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완료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현안을 논의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치부장단 만찬에서도 “경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며 “조만간 여야 지도부를 만나 방미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회동이 성사되면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함께 자리하는 만큼 큰 틀에서 국정 정상화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약으로 제시했던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구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국민대통합위와 청년위, 지역발전위 등 대통령직속위원회의 발족도 이번 주부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위원장단 인선 관련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6월 중에 인선결과를 일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대통합위는 ▲이념 ▲지역 ▲계층 ▲세대 등의 분과위원회는 물론 지역위원회도 포함되는 메머드급이 될 전망이다.박 대통령도 지난 18일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정부는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다음 달 중순쯤 윤곽이 드러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장 인사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부장단 만찬에서 “전문성과 국정철학 부합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사회나 공모 절차를 거쳐야 해 한참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면서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이 꽤 여러 개 있는데 곧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하지만 북한이 지난 18일 동해안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유도탄 3발을 동해 북동쪽으로 발사한 점에서 재삼 확인됐듯이 ‘북한 리스크’가 여전한 것이 가장 큰 변수로 보인다.북한 이슈는 국내 정치권의 이슈를 모조리 ‘제로섬’으로 만드는 슈퍼악재이기 때문이다.또 ‘윤창중 사태'와 관련해 미국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거나,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떤 식으로든 개입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국정운영에 재차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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