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라임 사건과 관련,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5000만원을 건네 받았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정치공작설'을 제기했다. "정치공작과 공세, 인용보도하는 언론과 싸우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강 전 수석은 해당 증언을 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여당도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을 기화로 야당에서 의혹 부풀리기에 나섰다고 거들었다. 반면 야당에서는 '검찰과 여권에서 이미 올해 초 관련 비리를 인지하고도 총선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회장을 위증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 전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지난해 7월 27일 이 전 대표가 내일 청와대 수석을 만나기로 했는데 비용이 필요하다고 전화했다. 5개가 필요하다고 해 집에 있던 돈 5만원권 5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서 줬다"며 해당 돈이 강 전 수석에게 전달됐을 것이란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강 전 수석은 이에 대해 "김봉현의 위증으로 명예에 심대한 훼손을 당했다"며 "국민은 혼란스러워하고 야당은 정치공세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걸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특히 강 전 수석은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청와대라는 곳에 조금만 들어가보면, 청와대에서 한두 푼도 아닌 5000만원을 받는다는 것은 국민들이 자세히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금품 1원 한 장 받은 적 없다는 걸 밝힌다"고 했다.
강 전 수석은 지난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 당시 이 전 대표를 만난 사실은 있지만,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는 광주 MBC 사장이었고, 나와 전부터 정치인과 언론인으로 알던 사이였다"며 "모처럼 연락이 와서 반가운 마음에 만났다"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당시 '모 언론으로부터 자기 회사가 모함을 받고 있다. 투자가 안 돼 힘들다'고 하소연해 '빠르게 금융감독 기관의 검사를 받고 털어버리라'라고 조언한 것이 그날 만남의 전부"라고 했다.
강 전 수석은 라임 사태와의 관련성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정무수석 업무가 아니었고, 이강세가 말한 게 라임이었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언론에 나올 때, 피해자가 생기고 그럴 때 이강세가 말한 게 이거였구나, 알게 됐다"며 "라임에 대해선 이강세 외에는 라임과 스타모빌리티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어떤 행위도 해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봉현이라는 사람을 이전에 내 SNS에 김봉연이라고 썼을 정도로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강 전 수석 등 여권 인사들이 사모펀드 의혹에 휘말리면서 야당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초반대책회의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되는 모양새"라며 "강 전 수석에게는 이미 로비 목적으로 5000만원이 건네졌다는 진술이 수차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비롯해 이재명 경기지사, 기동민 민주당 의원도 언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 수사를) 검찰총장이 구성하는 특별수사단이나 특검에 맡겨야만 한다"고 했다.
같은 당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검찰과 여권은 올해 초 비리게이트를 인지하고도 총선 전에 비리 전말이 드러나는 것을 은폐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떨쳐버릴 수 없다" 또 "현 법무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관련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한 것이나 여권 비리인사를 수사하던 검찰총장 수족을 잘라낸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난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여당은 엄정한 수사를 강조하며 야당 공세에 맞서고 있다. 이날 이낙연 대표는 당 최고위 회의에서 "옵티머스, 라임 펀드와 관련해 불분명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검찰은 대상이 누구든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아무런 의혹을 남기지말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근거없는 거짓주장이나 의혹 부풀리기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