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국내 건설업체를 상대로 한 외국사업자들의 입찰담합이 처음으로 적발됐다.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받은 시설공사 관련 2건의 여과시스템설치 하도급 입찰 과정에서, 외국 여과시스템 설치 업체인 한국폴(주)와 달만이 각각 판매 대리인인 아이펙이엔지(주)와 클레멘스 낙흐만(유)을 앞세워 공사를 나눠 낙찰받기로 담합한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 및 11억5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이들 업체는 여과시스템 설치공사를 1개씩 낙찰받기로 사전에 합의하고, 상대방이 낙찰받도록 정해둔 여과시스템 설치공사건에 대해서는 서로 상대방보다 높은 금액으로 써내는 방식을 이용해, 애초 합의대로 공사를 낙찰받았다.이 사건의 여과시스템 설치공사 입찰구조는 1단계 설계 사양 심사를 통과한 업체만이 가격심사를 받는 제한경쟁 입찰이다.그러나 한국폴(주)과 달만만 1단계 설계사양 심사를 통과해 여과시스템 설치공사 입찰시장에서 이들 피심인 2개사의 점유율은 사실상 100%였다.이처럼 시장 지배력을 지닌 업체의 담합은 최초 제안가격 대비 계약 금액을 높여, 발주자인 국내 건설업체에 손해를 끼친다.이에 공정위는 여과시스템설치 업체와 판매대리인들이 매우 강한 경쟁제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해 4개 피심인 모두에게 해당 입찰시장에서의 재발금지를 명하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이번 조치는 해당 공사 입찰에 직접 참여한 사업자가 아닌 수주영업 서비스 제공자나 판매대리인도 담합의 당사자로 제재한 첫 사례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의 담합 피해를 방지하고 사업자들 간의 경쟁 촉진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