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최근 미국의 달러 무제한 살포 영향으로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급락하자 정부가 “적극 대응하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와 경상수지 감소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제2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대해 우리 경제주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개월간 원화는 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으며 원화 환율은 한 방향 쏠림이 계속되는 모습”이라며 “과도한 환율의 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1200원 선이던 원·달러 환율은 11월 들어 110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가 회의 안건과는 별개로 환율 급락 문제를 언급하고 나서자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구두 개입’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이에 서울 외환시장 개장 초반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 물가 하락에 따른 물가 안정 효과도 있지만 수출 물가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경상수지가 감소하는 부작용도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로서는 부담되는 일이다. 실제 환율 하락 영향으로 수출물가지수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 연속 내리막을 달리면서 수출 회복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 수출기업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