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기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상품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제조업의 경우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7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수요 개선에 따른 제조업의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됨에 따라 경기부진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수출과 관련된 제조업이 살아나고 있지만 코로나에 영향을 받는 내수부진이 문제라는 것이다.
KDI는 제조업에 대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면서 제조업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됐다"며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세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올해 상반기와 같은 큰 폭의 교역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으면서 일평균 수출액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가지수와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하는 등 제조업과 관련된 경기 지표는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DI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내수부진이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봤다. KDI는 "11월 중순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하방압력이 빠르게 증대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대면 접촉이 잦아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비스업은 9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0.1%로 간신히 증가 전환한 듯 했으나 10월 다시 -2.5%로 떨어졌다. KDI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됨에 따라 11월 이후 서비스업의 부진이 다시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신용카드 매출액 또한 KDI의 분석과 같이 경기 하방압력이 빠르게 증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한카드 추정치를 통해 본 전년대비 신용카드 매출액은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하다가 17일부터 29일까지는 8.8% 줄었다. 지난달 17일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상향이 발표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