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당내 유일하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같은 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박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 의원은 박 장관과 당내 경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경쟁이 과열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 의원은 11일 YTN '황보선의 새 아침'에 출연해 "만약 이 두 분(나경원·박영선)이 유력한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가 아니었다면 이 마당에 출연을 시켰겠나"라며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특정 후보, 아직 경선이 끝나지 않은 두 당의 특정 후보를 조명해줬기 때문에 이것은 명백히 선거에 개입한 것이고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사실 지상파 방송에서 제안이 왔었다.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것이 분명하다'고 입장을 밝혔더니 그쪽에서도 하지 말자 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보궐선거 60일 전까지 방송 출연을 금지한 선거법과 관련해서도 "이번 같은 경우가 나왔기 때문에 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우 의원은 두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했다. 그는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 제안을 받으신 분들은 무슨 죄가 있겠나. 정치인이 자신을 홍보하고 싶은 욕구야 늘 있다"며 "만약에 후보가 방송국에 요청했다면 그 후보가 문제가 있지만, 방송국에서 섭외가 오면 정치인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 추후에 제도적으로 논의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획을 해서 요청하고 제안한 방송국이 문제"라고 했다.
한편 최근 민주당이 여성 가산점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우 의원은 "취지 자체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에게까지 가산점을 줘야 하냐는 논쟁은 있었다", "만약 여성 후보가 압도적 1위를 달리거나 혹은 상당히 기득권화돼 있거나 하는 경우에도 가산점을 둘 것인가" 등 문제를 제기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우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손 볼 수 있겠나"고 반문한 뒤, "저는 일단 불리하지만 이번엔 동의하고, 이번 선거가 끝나고 나서는 이런 경우에도 가산점을 줘야 하는지 당내 의견을 물어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