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우리나라의 작년 경제성장률이 -1.0%를 기록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작년 내내 이어진 탓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1.0%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5.1%)이후 최저다. 지난해 4분기는 1.1%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3분기(2.1%)부터 회복하는 모양새다.
내수는 성장 기여도 -1.4%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순수출은 0.4%포인트를 기록해 최종 -1.0%의 성장률을 보였다. 경제주체를 민간과 정부로 나눠보면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2.0%포인트이고 정부는 1.0%포인트를 기록했다. 정부 재정 지출이 방어한 성장률이다.
민간소비와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5.0% 감소, 1998년(-11.9%)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03년 신용카드 사태(-0.4%) 이후 처음이다. 수출은 2.5% 감소, 1989년(-3.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수입도 -3.8% 성장, 2009년(-6.9%)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나마 성장률 추가 하락을 방어한 것은 정부 재정 지출과 투자다. 정부 소비가 5.0% 증가, 민간소비 감소분을 메워줬다. 설비투자는 6.8% 증가, 2017년 반도체 호황기(16.5%) 이후 3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건설투자는 0.1% 감소하긴 해으나 2018년(-4.6%), 2019년(-2.5%)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줄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건설업이 증가했으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건설업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늘어 2.6% 각각 성장했다. 제조업은 화학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어 2.8%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업, 운수업 등이 감소했으나 정보통신업,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4%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 및 어업을 중심으로 4.9% 증가했다. 또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5.9%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지난 2019년(-0.3%)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GDI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국민 체감소득이 나빠졌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