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위반과 침몰 사고 사이에 인과 관계 있어"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측근에게 맡겨놓았던 주식을 국고로 귀속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세월호 선주사인 청해진해운이 세모그룹의 계열사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최근 정부가 김필배 전 다판다 대표를 상대로 낸 주식인도 청구 소송에서 "다판다 주식 1만400주의 주권을 국가에 양도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세월호 피해 지원법에 따라 사고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선지급한 정부는 2017년 7월 유 전 회장에게 세월호 사고의 책임이 있다며 그가 명의신탁한 다판다 주식을 양도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유병언이 중대한 과실로 세월호를 안전하게 유지·관리하고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임무를 게을리했다"며 "이 같은 임무 위반과 침몰 사고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세월호는 증·개축으로 복원성이 저하된 상태에서 지나치게 무거운 화물을 싣고 부실하게 고박(화물을 배에 고정)한 채 운행했고, 이런 부실한 안전관리가 사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대표가 보유한 다판다 주식은 사실상 유 전 회장의 것이라고 보고 국가에 주권을 넘기도록 했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다판다 주식의 실제 소유자는 유 전 회장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정부는 이순자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게도 보유한 주식을 넘기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 전 대표의 주식이 유 전 회장의 것인지 확실치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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