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331명…지난해 11월부터 5개월째 확산
작년 편의점 3사 매출, 백화점 ‘빅3’ 사상 첫 추월
쿠팡·마켓컬리 등 물류 인력 대거 채용 중인 추세
“지난달부터 보복소비 일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기반산업과 대면 서비스 기반사업의 온도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산업계 내 온라인 시장은 채용 확대와 매출 증대 등 전반적으로 호황을 맞은 반면 백화점 등 전통 유통 사업장들은 매출이 크게 줄면서 희비가 교차되는 분위기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31명 늘어 누적 9만9421명이라고 밝혔다. 전날(415명)보다 69명 줄었든 수치지만 다중이용시설과 직장, 사업장 등을 고리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재확산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331명, 해외유입은 15명이다. 1주간 하루 평균 434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417명으로, 전날 기준(420명)보다는 3명 줄었지만 여전히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에 속해 있다. 특히 주말 검사 수 감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다시 400명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의 여파가 장장 5개월째 이어지면서 비대면 중심으로 이뤄지는 산업군은 호황인 반면 대면 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산업계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 중 온라인 매출 비중은 46%로 전년의 42%에 비해 4%포인트 늘었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 유통사의 매출 비중은 58.6%에서 53.5%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여파에 즉시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정착되고, 온라인과 비대면 소비 확산 추세에 따라 온라인 매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업계에서도 희비도 엇갈렸다. 2019년만 해도 유통업계 전체 매출 중 18%를 차지하며 대형마트(19%)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백화점은 지난해 비중이 15%로 쪼그라들었다. 대형마트도 18%로 1%포인트 내렸다. 다만, 편의점 매출 비중은 직전 연도와 같은 17%로 변화가 없었다.
심지어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의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매출을 누르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출 자제와 다중이용시설 기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를 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비해 의류·패션 잡화 비중이 높은 백화점의 경우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에 고객을 뺏긴 이유도 크다.
지난해 고용자 수만 봐도 이들의 차이는 여실히 들어난다. 작년 롯데쇼핑 직원은 2507명 감소했다.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2월부터 이뤄진 점포 구조조정으로 백화점과 마트, 슈퍼마켓과 H&B(헬스&뷰티) 스토어 롭스 등 119곳이 폐점한 영향이다. 올해도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70여곳의 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태다.
반면 쿠팡과 마켓컬리는 물류 인력을 대거 늘리고 있는 추세다. 쿠팡은 지난해 2만5000명을 채용했다. 이중 정규직 배송직원인 쿠팡친구가 채용 인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물류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팡은 2025년까지 5만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는 지난해 말 기준 직원이 1048명으로 전년(360명) 대비 191% 증가했다.
다만 그간 백신 접종과 오프라인 개강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보복심리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주말 3일 동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그중 여성 패션과 해외 패션이 각각 261%, 67%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패션 상품군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여성 패션과 남성 패션이 각각 114.1%, 80% 늘었다. 이밖에 스포츠(85.8%)·명품(65%)도 고르게 신장했다.
최근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오픈한 현대백화점은 개점 이후 첫 일요일인 지난 2월28일 하루에만 매출 10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현대백화점 그룹 창립 이후 단일 매장 하루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이고, 대형 백화점 등에 제한된 모습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침체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중심 사업을 펼치는 그룹사들이 온라인에 사활을 걸 정도로 이젠 비대면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사회”라며 “더현대 서울과 같이 콘텐츠가 담긴 오프라인 매장이 대세이긴 하지만 최근 이들 매장에 인원수를 제한하는 방역수칙이 등장하는 등 아직까지 오프라인 매장에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