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중국이 한미정상회담 성명에서 언급된 대만 문제와 미사일 지침 등에 쓴소리를 내면서 제2 사드 갈등으로 비화되는 경제보복이 이어질지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그런 기류는 감지되지 않는다며 과민한 여론을 경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미사일 개발 제한 지침을 삭제하는 것에 대해 양국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돼 북한과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양국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지명해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양국이 협력할 뜻을 담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며 “외부 세력이 간섭할 수 없다”고 즉각 반발했다. 중국은 공동성명에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쿼드, 인도태평양 전략 등 배타적 소집단에 반대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한중 관계에 묘한 긴장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정부는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명시하지 않는 등 중국을 배려했다며 중국도 한국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보복설에 대해 “너무 앞서나간 예측”이라며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 신경전을 펼쳤던 반도체 등 국내 주요 기업 투자가 미국에 집중될 것에 대해서도 반감을 보이는 등 국내 산업계와 경제계는 당분간 외교 동향을 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