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K-갑질과 청년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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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의 백수탈출] K-갑질과 청년들의 죽음
  • 매일일보
  • 승인 2021.06.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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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IT기업 네이버는 대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기업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보수가 많고, 스톡옵션 등 대우가 좋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말 못할 사연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얼마 전 네이버 직원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필자도 의구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결국 회사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노조 측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네이버 뿐만 아니라 IT 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슬픈 소식도 있었다. 공군 20전투비행단의 성추행 사건으로 24살 이모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다. 회식 이후 선임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상부에 신고를 했지만 아무런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의지할 곳 없었던 피해자는 휴대폰 동영상으로 그간의 억울한 이야기를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그 날이 마침 혼인신고를 한 날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답답하고 괴로워하다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미온적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이어서 더욱 안타까운 사건들이다. 두 사람의 죽음은 우리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대변하듯 여러모로 닮아 있다. 위계에 의한 괴롭힘, '을'에게 가하는 '갑'의 횡포가 여전한, 뿌리깊이 박힌 전 근대적인 조직문화가 죽음 뒤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일이 터지면 우리 사회는 바로 끓어오른다. 대선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고 나섰고, 여야도 함께 진상규명을 외치며 국회 차원의 대응의지를 다짐한다. 그에 맞춰 국방부도 네이버도 재발방지를 약속한다. 그런데 비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군내 성범죄, 갑질 행태가 잇따르자 국방부는 '무관용 원칙'을 발표한데 이어 2015년에는 '성 범죄와의 전쟁'까지 선포하고 나선 바 있다. 또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산재사고가 만연하고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폭행과 갑질, 열악한 환경의 택배 노동자, 학교 폭력 등의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언제쯤 상하위계나 상명하복, 고용주와 피고용주, 극단적 성과주의 등 우리 사회에 고착된 갑질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 사회로 거듭 날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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