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요즘 주변에 ‘결혼하기 싫어졌다’는 친구들이 대다수다.”
경기 안산시의 20대 정모씨는 24일 본지에 “우리 사회는 결혼하기도 아이를 키우기도 힘든 사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결혼기피 이유에 대해 “대부분 돈 때문”이라며 “청년들이 결혼하는 데 있어 첫 번째 관문은 신혼집 마련이고, 두 번째는 육아비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직장이 있다면 첫 번째 관문부터 너무 힘들다”며 “육아비 문제의 경우 요즘 딩크족(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이 늘어나는 것도 육아비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혼률이 떨어지면 출산율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 2030들은 저출산이 한국사회의 중대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해결하기 힘든 난제라고 봤다.
서울 영등포구의 20대 김모씨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저출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쉽게 해결하기 힘든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주변에 결혼하지 않겠다는 또래들이 많은데 집값이나 일자리 문제랑 무관치 않다”며 “두 가지 문제가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의 20대 윤모씨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며 “인생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 탓”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히 복지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차라리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유입을 이끄는 게 현실적인 해법이 아닌가싶다”고 했다.
부산의 20대 조모씨는 “아이 키우는 것도 힘들지만 친구들끼리 ‘애를 낳으면 애한테 못할 짓’이라는 이야기도 한다”며 “청년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했다. 조씨 역시 주택 문제가 청년들의 결혼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 부동산 가격을 잡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출산율 역시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