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6일 국정원 기관보고에 불출석한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남 원장을 고발키로 했다.그러나 현행법상 국정원장이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있는데다 대응 과정에서 원내 지도부와 특위간 ‘엇박자’가 노출되고 있다.이들 국조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 원장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조치 할 것”이라며 “헌법 제65조에 의거, 국회의 고유권한인 탄핵소추권을 발동해 남 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특위의 탄핵소추 추진에 대해 “상의되지 않았다”며 “현행법에 국정원장을 탄핵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이는 국정원법을 개정해 넣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헌법 65조에는 대통령과 국무위원 등에 탄핵 규정이 담겨 있지만 국정원장은 명시돼 있지 않다.김관영 수석대변인은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로, 탄핵 요건에 합당한지는 추가 검토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한 율사 출신 의원은 “헌법에 명시된 ‘기타 공무원’에 국정원장을 포함시키기 위해 국정원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한데,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고발도 특위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여야가 동수여서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국정원 기관보고의 공개 여부를 놓고도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공개, 비공개 문제는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탄력적 입장을 보였으나 특위는 공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앞서 원내지도부와 특위는 김현, 진선미 의원의 제척 여부를 놓고도 '온도차'를 드러냈었다.한편 국정원은 이날 남 원장과 1,2,3 차장, 기조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어 기관보고 불참이 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검토했음에도 무단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특위위원들과 함께 국정원을 항의방문한 정청래 의원이 국회 브리핑에서 밝혔다.정 의원은 “국정원은 여야에 비공개 협조 요청을 했다고 밝혔지만 야당에는 전화 한 통 없었다.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짝짝꿍’, ‘짜고치는 고스톱’을 한 것”이라며 “남 원장은 오늘 국회 앞 호텔에서 눈치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헌수 기조실장과 국회 연락관이 어젯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으로부터 불출석 통보를 받은 뒤 남 원장에게 직보했다고 한다”며 “국정원이 정중하게 사과하며 앞으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규석 3차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에 “드릴 말씀이 없다. 조사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을 맞은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김현 의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