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오르는 모습이다.
19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KB주택가격동향 변동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기준으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 시흥(25.21%) △경기 동두천(24.28%) △인천 연수구(22.3%)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동두천은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 사실상 마이너스인 0.44%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0%가 넘게 상승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15.42%, 16.58%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은 8.09%, 전국 평균은 9.97%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률이 두드러진 셈이다.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지역은 전남 목포시(-0.14%)가 유일했다. 또한, 충남 당진시가 0.07% 오르는 데 그쳐 보합권에 머물렀다.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지역은 분양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한 번도 순위 내에서 청약이 마무리된 적이 없었던 경기 동두천은 최근 분양 시장 성적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지난달 진행된 ‘지행역 센트레빌 파크뷰’ 1순위 청약에서 134가구(특별 공급 제외) 모집에 2199명이 몰려 평균 16.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지역 최고 청약 경쟁률을 경신했다.
개별 집값도 억대의 웃돈이 붙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경기 시흥시 은행동 ‘시흥은계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면적 84.04㎡는 지난해 11월 6억7000만원(20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8억6500만원(23층)으로 1억9500만원이나 뛰었다.
경기 동두천시 ‘현진에버빌’ 역시 지난달 전용 101㎡(12층) 매물이 지난 1월(2억8000만원, 9층)과 비교해 1억원 이상이 오른 4억2400만원(12층)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에 내 집 마련이 어렵다고 느낀 수요자들이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경기·인천 지역의 집을 매수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 실제로 가장 많이 오른 경기 시흥에서는 신안산선, 신구로선, 월곶판교선 등 개통 예정 노선만 5개에 달한다. 인천 연수구는 GTX-B 노선이 닿는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지역이다.
경기 동두천시는 GTX-C 개통 예정 지역인 경기 양주와 가까울 뿐만 아니라 10만 서명운동, 경기 평택시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 GTX-C 노선 연장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어 추후 노선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대리는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들인 영향”이라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 규제 완화와 다양한 개발 공약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