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배달 시장이 ‘위드 코로나’의 여파로 위축되고 있지만, 라이더들의 과도했던 업무량은 비로소 안정되는 추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단건배달 경쟁으로 라이더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배달앱업계가 위드 코로나로 인한 오프라인 활성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오히려 안정화 양상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라이더들의 일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지만, 라이더 부족 사태를 겪은 업계에게는 단비가 된 상황이다.
최근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계절적 비수기가 겹쳐 배달 수요가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이후 주요 배달앱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배달의민족은 11월 1일의 경우 DAU가 309만여명으로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쿠팡이츠 사용자수도 47만여명으로 23% 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11월은 계절적 비수기라는 이유에서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외부 활동이 활발해진 점도 반영됐지만, 비수기라는 점을 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배달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19년 9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라이더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업계의 성장속도가 라이더 수급을 추월했다는 뜻이다. 각 업체들은 라이더 수급을 위해 수당, 복지, 오토바이 대여 등의 혜택을 늘리는 등 경쟁전을 펼치기도 했다.
업계 내 치열한 선두 경쟁도 라이더 부족 사태에 한 몫 했다. 최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단건배달로 경쟁하고 있다. 단건배달은 한명의 라이더가 여러 주문을 묶어 배달하는 방식이 아닌 하나의 주문만 소화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상대적으로 효율은 떨어지지만,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 니즈가 큰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라이더의 콜 수 감소로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밀려드는 콜 수를 감당하기 위해 지인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를 권유하면서까지 라이더 수급에 최선을 다했다”며 “최근 콜 수가 줄어 지인들에 대한 수익성을 어떻게 보장할 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앞선 라이더 수급 사태로 봤을 때 배달 이용 고객이 줄어드는 것은 시장의 안정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현장에서 근무하는 라이더들의 의견을 들어봤을 때 전체적인 콜 수는 줄었지만, 현장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다만 12월 성수기에 접어들면 다시 주문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