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기대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중앙은행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요.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우려와 위드코로나의 방향성도 주시해야 합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기획부 부부장이 14일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경제 위협요소에 대해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향후 경제 전망이 기대인플레이션의 지속 여부와 중국의 중장기적인 경제 계획,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오 부부장은 신한은행 IPS본부에서 투자 솔루션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에게 ‘금융천재’로 불리고 있다. ‘부의 대이동’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부의 시나리오’ 등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 연준)의 테이퍼링 속도에 대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세가 계속 현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형성돼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테이퍼링 속도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을 긍정적이지 않으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초중반에는 좋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유통망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나쁜 인플레이션까지는 아니지만 긍정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말부터 불거진 중국의 헝다발 위기는 이미 예고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헝다발 위기는 시장이 이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이 유동성을 공급해 헝다를 살리거나 헝다 주위를 살려 전이를 막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헝다사태를 계기로 부동산을 통한 성장에는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고비용과 빈부격차 문제로 부동산이 아닌 다른 파트에서 내수 수요를 해결하고 금융 개방에 힘쓰는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헝다 사태는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크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체력 약화 가능성이 있다. 대중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내수성장에 투자하고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행한 위드코로나 이후 방향성도 앞으로의 경제에서 관건이다. 낙관적으로 전망되기는 하나 코로나19가 종식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델타 변이와 같이 또다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어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며 “보건 쪽에서 나올 치료제에 주목해야 한다. 치료제의 개발 정도에 따라 충격 완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우려보다는 희망을 점쳤다. 코로나19가 오랜 기간 이어진 만큼 시장에 충격을 받더라도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더라도 그동안 2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에 적응해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