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영 기자]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 공개 의무가 강화돼 기업들의 공시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기업의 선한 경쟁력을 입증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녹색기업과 배출권거래제 대상기업에게만 적용되던 환경정보 작성 및 공개 의무가 주권상장법인 중 일정 규모 이상 기업으로 확대된다. 오는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탄소중립기본법에 담긴 내용이다. 앞서 2018년 12월에는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이 개정돼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가 2019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해당 규정도 2025년부터는 단계적으로 확대돼 2030년까지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 지속가능보고 의무를 지게 된다.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관련 ESG 정보를 공시함에 따라 제반 비용이 발생하는 부담이 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금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에게 부담이 있을 전망이다. 또한 공시 의무는 경쟁사에게 사업 정보를 노출하게 되면서 간접적 비용이 발생할 염려도 있다. 반면 기회요인도 있다. 유럽은 이미 2018년부터 ESG 정보 공시 의무를 강화해왔다. 유럽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수출기업들도 현지 ESG 관련 눈높이를 통과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 이처럼 국내외 ESG 규제화로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추세가 확장하면서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관련 사업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동기가 부여된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ESG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에 소홀한 기업에 대해 반감을 갖거나 구매 거부를 행사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때에도 ESG 요구를 충족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ESG를 기준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투자기업에도 ESG 공시를 강화할 것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나아가 신용평가사들도 ESG를 반영해 기업의 신용등급을 산정하는 등 금융조달시장에서 ESG가 점점 필수화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과 거래하는 과정에서도 ESG를 따지는 사례가 있다”며 “ESG 관련 각종 의무는 부담이 되지만 활용을 잘 하면 영업 경쟁력을 높일 수단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