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둔 가운데 대형건설사 회장이 건설현장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건설업계에 안전관리 비상이 걸렸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그룹 본사에서 광주 붕괴참사와 관련 “최근 광주에서 일어난 두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을 드렸다. 고객과 국민의 신뢰가 없다면 회사의 존립가치가 없다”며 이같은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한 피해보상은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입주 예정자를 비롯한 모든 이익관계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인 만큼 다시금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전국의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우려와 불신을 끊을 것”이라며 “골조 등에 대한 안전기관의 품질보증 기간도 기존 10년에서 30년으로 대폭 확대해 안전문제로 인한 재산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정아이파크에 대한 대책으로 “사고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고 외부 전문가와 당국의 안전 진단을 받아 문제가 있다면 완전 철거 후 재시공까지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사퇴는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발생 후 6일 만에 결정됐다. HDC그룹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18명의 사상자를 초래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건축 현장의 시공사이기도 하다.  이번 사고는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보름가량 앞두고 일어났다. 오는 27일부터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면 사업주·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법인 또는 기관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정회장 사퇴와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고 발생 1주일 만에 사고 현장도 아닌 서울 본사에서 사퇴 발표를 하는 것은 실망을 넘어 분노와 울분만 줄 뿐”이라며 “사고 수습 전면에 나서 책임있는 조치를 확실하게 이행하라”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지만 HDC그룹 회장, 현대산업개발 사내이사, HDC현대EP 사외이사 등은 유지한다. 정 회장은 회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앞으로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