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사범 64%·살인범 60%, 가정폭력 경험…가정폭력 경험자 71%, 청소년기 비행
[매일일보] 교도소 수형자의 절반 이상이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겪거나 또는 부모간의 가정폭력을 목격하는 간접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가정폭력 예방’이 곧 ‘강력범죄 예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28일 경찰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신동욱 연구관은 올해 7월 경기도 소재 00교도소 수형자 545명을 상대로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피해경험, 가정환경, 청소년 비행경험, 성장 후 가정폭력 가해경험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얻은 486명의 유효표본을 통계 분석해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경험이 성인범죄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발표했다.논문에서 신동욱 연구관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가정폭력 예방이 장기적으로 국민이 가장 불안해하는 강력범죄(성범죄, 살인, 강도 등)와 학교폭력을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판단된다”며, “가정폭력을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닌 중요한 치안과제로 바라봐야한다”고 밝혔다.신 연구관 논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86명 중 절반이 넘는 249명(51.2%)이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겪거나 또는 부모간의 가정폭력을 목격하는 간접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구체적으로 가정폭력 직접 경험은 226명(46.5%), 간접 경험은 176명(36.2%), 직?간접 모두 경험은 153명(31.5%)이었다.특히 강력범의 가정폭력 피해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사범의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경험률이 63.9%로 가장 높았으며 살인범(60%), 절도범 (56%), 강도(48.8%) 순으로 뒤를 이었다.수형자들이 경험한 가정폭력에 있어서 가해자는 대체로 아버지였으며, 유형별로 살펴보면 훈육 목적의 회초리 사용 등 체벌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는 등의 경미한 신체·언어폭력, 몽둥이 등 물건으로 때리는 등의 심각한 신체폭력 순이었다.가정폭력 경험자들은 청소년기에 비행을 저지른 비율도 높았다.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피해 경험자 249명 중 71.1%인 177명이 신체폭력, 금품갈취, 따돌림 등 청소년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다고 응답해, 가정폭력 피해 미경험자 237명의 청소년기 비행 비율(48.1%)보다 높았다.더욱이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한 수형자들은 미경험자들보다 본인이 성인이 되어 자신의 자녀에게 가정폭력을 가할 위험이 3배 이상 많아 소위 ‘폭력의 세대간 전이 가설’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 연구관은 “현재 경찰청에서 시행 중인 경찰 현장조사 거부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상습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임시조치 신청 의무화, 피해자 권리 고지 확인서 배부 등의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인력·예산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