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실종된 채 잡초만 무성 지역주민들 ‘원성’
[매일일보 배정빈 기자] 전남 나주시가 사계절 볼거리 제공을 위해 영산강 둔치에 추진한 꽃단지 조성사업이 주먹구구로 이뤄져 지역 이미지 실추는 물론 관광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지난 봄에는 유채꽃이 제때 개화되지 않아 영산포홍어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을 실망시킨데 이어 올 가을 기대됐던 코스모스 꽃단지마저 꽃은 실종된 채 잡초만 무성해 지역민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나주시에 따르면 영산강 사계절 꽃단지는 영산대교를 중심으로 둔치와 강변도로를 따라 7.5ha(2만2000평)에 걸쳐 대규모로 조성돼 있다.
나주시는 올 봄 유채꽃단지와 가을 코스모스꽃단지 조성에 예산 4270여 만원을 투입했다.
이 단지는 지난 10여 년 동안 봄마다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제주도 부럽지 않은 봄 경관을 뽐내며 상춘객들의 발길을 붙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모스가 추가 식재되는 과정에서 전문성 없는 민간번영회가 관리용역을 맡은 뒤부터 파종시기를 실기해 냉해로 인한 작물 고사와 개화지연, 미숙성 퇴비 살포로 인한 악취 민원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특히 올 봄에는 유채가 제때 개화되지 않아 때늦은 4월에 유채를 재 파종해 여름 문턱에서 봄꽃이 개화되는 등 유채꽃단지 조성 취지를 무색케 한 바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은 관리를 맡은 'Y번영회'가 지난해 가을 주최한 코스모스꽃 축제가 10월말까지 강행돼 유채파종이 한 달 가량 늦춰지고 파종된 유채 대부분이 냉해피해를 입고 고사했기 때문이다.
나주시와 이 번영회의 주먹구구식 꽃단지 관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습해에 취약해 우기 전에 파종해야 될 코스모스를 장마가 시작되는 6월 중순에 파종해 7월5일 내린 폭우에 영산강둔치가 18시간 동안 침수되면서 발아된 코스모스 싹이 대부분 고사해 현재 코스모스꽃은 온데간데없고 잡초만 무성히 자라고 있다.
나주시민 김모(42)씨는 "금쪽같은 예산이 들어갔는데도 꽃은 없고 잡초만 무성하다면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나주시는 꽃단지 관리를 특정 번영회에 맡기지 말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직접 직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