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북한이 5일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무더기 미사일' 도발 시위를 벌였다. 항공모함을 동원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지 하루만이다. 최근 유엔 안보리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새로운 대북 추가제재가 불발되면서 북한의 도발 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9시 8분부터 시작해 오전 9시 43분까지 약 35분간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SRBM 8발을 발사했다. SRBM 8발을 동시에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귀국길에 처음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SRBM 2발을 동시에 발사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발사가 미국과 한국, 일본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 성격을 띠었다면, 이번 무더기 발사는 북한 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한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더해 한미의 항모훈련에 맞대응하는 성격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도발 직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고, 회의 결과를 보고 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