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인선 본격화…權 "시작 단계, 의견 수렴해 추천할 것"
"늦어도 내주 초 전국위서 정리"…대통령실 "조속히 정상화되길"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국민의힘이 2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 데 이어 이날 최고위 의결로 전국위 소집까지 속전속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5일 상임전국위, 전국위가 개최돼 비대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주도 아래 혼란에 빠진 당 수습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퇴 의사를 밝힌 최고위원들의 최고위 의결 참여, 당대표 직무대행의 비대위원장 지명 등을 놓고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되는데다 비대위 성격과 조기 전당대회 여부를 놓고 이견이 표출돼 당분간 내홍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 최고위원 4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유권해석, 비대위원장 임명과 관련한 권한이 상임전국위·전국위에 있기 때문이다.
사퇴 처리가 완료된 김재원 조수진 최고위원을 제외한 재적 인원 7명 중 4명이 참석해 과반 정족수를 채웠다.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의 경우 앞서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사퇴서 접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 의결을 위해 회의에 참석했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대했던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상임전국위에는 현재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당헌·당규 유권해석 안건이 상정되고, 전국위에는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및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이 상정된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전국위는 3일 전에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까지는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위 개최 공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수백명의 인원이 모여야하는 전국위에 앞서 100명 이내 규모인 상임전국위만 우선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집합 가능한 인원을 파악하고서 개최 일자를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출범 절차를 밟는 동시에 비대위원장 인선 작업도 본격화했다.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 "시작 단계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잘 듣고 수렴해서 하겠다"며 "의논해서 추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이날 "당이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비대위 전환에 사실상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까지 비대위를 출범시키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까지 원내 1·2·3당이 모두 비대위 체제가 되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