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과포화·신임법관 강남·특목고 편중 등 원인
[매일일보] “사법파동이 일어나는 시절은 갔다. 소장 판사들이 더 이상 윗사람에게 입 바른 소리를 하지 않는다” 10년차 남짓의 한 일선 판사는 사법부가 더욱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같은 말로 안타까워했다.과거 활발했던 선·후배 판사들 사이의 내부 자정 작용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얘기다.이른바 ‘사법파동’은 사법부 안팎의 부당한 권력에 반발한 소장 판사들의 집단행동을 가리킨다. 1971년, 1988년, 1993년, 2003년 4차례에 걸쳐 벌어졌으며 많게는 수백명의 판사들이 사표를 내기도 했다.이 판사는 “2008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촛불집회 참가자에 대한 형사 재판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일었다”며 “1990년대만 해도 사법파동이 벌어질 사건이었으나 금세 가라앉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5년 전부터 이미 판사들의 집단행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분위기였다고 부연했다.법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판사들이 코트넷(법원 내부 게시판)에 비판 글을 거의 쓰지 않는다. 국민과 소통을 강조하지만 정작 자기들끼리 소통은 멈춰버린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사법부 분위기가 이처럼 바뀐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변호사 업계 과포화 현상이 지목된다. 법원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먹고 살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에서 ‘튀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