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우리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약 2800억원(이자 제외)을 배상하도록 한 국제중재지구 판정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을 진상 규명하고 한덕수 국무총리 등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1일 논평을 내고 “배상액이 청구액보다 훨씬 적으니 문제가 안 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 경제 법질서를 유린하고 농락한 일개 사모펀드의 사기 행각을 묵인하고 사실상 조력해온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사를 통해 ‘모피아’(재정경제부+마피아)들이 론스타의 ‘먹튀’ 행각을 위해 복무했다는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엄정한 법의 심판을 구해야 한다”고 한 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을 겨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고문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의혹이 나온 2008년 금융위 부위원장이었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되판 2012년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그때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재매각을 지휘하고 있었다.
참여연대는 아울러 중재판정부에 제출된 정부 측 문서와 진술서, 판정문의 투명한 공개, 공공정책 및 사법주권을 위협하는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를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전국민중행동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통상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론스타가 이미 챙겨간 4조7000억원과 이번에 추가로 챙겨갈 3000억원 이상(이자 포함)의 투기이익은 모두 국민 혈세이자 노동자의 피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책임자로 한 총리와 추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지목하고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과 문책이 있으려면 중재 판정문 공개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역시 전날 논평을 통해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고 “론스타의 불법 인수·매각을 도운 공범인 김대기·추경호·김주현·이창용 등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6조 원대 소송을 제기한 지 10년 만에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결정이 나왔다. 이날 한덕수 총리는 이와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론스타에 개입한 적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