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소환제' 언급하며 "국회 방어막 뒤에 숨지 않겠다" 대원칙 강조
與 "이상만 내세워…현실적인 대책 없다" 비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초저출생 문제 등 민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 등에 날을 세웠다. 또 국회의원소환제를 언급하며 자신과 가족을 향한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에 국회 뒤에 숨지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기본소득 등을 두고 "현실적인 대책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첫 화두로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어 "국민의힘 정강정책 제 1조 1항에도 기본소득을 명시했다", "시행중인 아동수당은 물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월 100만 원의 부모급여도 아동기본소득"이라며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미래 앞에는 여도 야도 진보도 보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안과 절망이 최소화되는 기본사회를 향해 함께 준비하고 함께 나아가자"고 협치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특히 '초저출생 문제'를 들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재앙수준의 초저출생 문제는 먼 미래의 위기가 아니라 당장의 심각한 경제사회문제"라며 "초저출생이나 인구문제를 논의할 ‘인구위기와 초저출생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 또한 국무회의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며 인구문제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대선후보의 공통공약부터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공통 공약으로는 △사각지대 없는 온전한 손실보상제도 △기초연금 40만 원으로 인상 △코로나백신피해 국가책임제 △주식공매도 개선 △가상자산 법제화 △디지털 성범죄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설치 △간호법 제정 등을 언급했다.
반면 정부에 대한 견제 목소리도 분명했다. 이 대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서민지갑 털어 부자곳간 채우기"이라며 "민생·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인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최선을 다해 막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또 "국회의원소환제로 국회의원도 잘못하면 소환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소환제를 언급했다. 이는 자신과 가족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최근 정부가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법안의 저지와 경찰국 신설 등에 시행령을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법치가 아닌, 근거 없는 시행령 통치, 즉 영치는 삼권분립 위반이자 헌정질서 파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권은 연설을 두고 "국민갈등만 조장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는 '기본사회'를 외쳤지만 국민을 설득하려는 정치의 '기본'인 협치도 없었다"며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초부자 감세'로 호도하며 국민 갈리치기를 하고 있고, 있지도 않은 '민영화 괴담'은 때마다 언급하며 사회적 불안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또한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데 너무 이상적인 것을 많이 말씀하셨다"며 "그렇게만 되면 유토피아가 될 것 같은데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이 너무 국가주의적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기본소득' 정책 등을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