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동해서 '北 미사일 도발 대응 방어훈련' 실시
서방 "北,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中·러 "美 주도 연합훈련 전후로 발사"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북한의 무력 도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의 한반도 재전개, 한미일 연합훈련 등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고, 이에 맞서 우리 군과 주한미군도 대응 사격을 하는 등 남북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또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6일 오전 6시 1분~23분께까지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첫 번째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350여㎞, 고도 80여㎞, 속도 약 마하 5(음속 5배)였고, 두 번째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800여㎞, 고도 60여㎞, 속도 약 마하 6으로 탐지됐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건호는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전날 다시 동해 공해상으로 출동, 이날 한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했다. 합참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이날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벌였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공보문을 통해 "미국과 일부 추종 국가들이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 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 행동 조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부당하게 끌고 간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VOA 등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는 결론 없이 산회했다.
미국 등 서방 주요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도발이 안보리 제재 위반이라며 안보리 차원의 단합되고 강경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 논의를 위해 개최한 공개회의에서 "불과 9일 동안 북한은 8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는 모두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행동을 적극 엄호하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미국에게 돌렸다.
겅솽 유엔주재 중국 부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우리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역내에서 실시한 여러 연합 군사훈련에 주목했다"면서 "간단히 검토하더라도 북한의 발사 활동은 그러한 군사 훈련 전후에 이뤄졌고, 단독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한미, 한일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유선 협의를 통해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또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위한 양자·3자 간 소통을 지속키로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태평양으로 발사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22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